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간편결제 시장이 전쟁터가 됐다. 국내에 도입된 애플페이가 MZ고객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페이는 도입된 지 약 100일 만에 결제 건수는 2000만건을 훌쩍 넘겼다. 이용자 층은 젊다. 시장을 독식했던 삼성페이를 비롯해 간편결제 업계는 서둘러 대응에 나서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에 애플페이가 도입된 후 100일이 지났다. 애플페이의 결제건수는 2600여만건으로 이용자 10명 중 8명이 2030세대다.
애플페이에 유일하게 등록할 수 있는 현대카드의 신규 가입자 수는 늘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3∼5월 신규 회원수는 51만4000명으로 30만명대인 신한·삼성·국민카드보다 많았다. 전체 회원 수는 5월 기준 1173만4000명을 기록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현대카드의 신규 가입자 수는 3월 20만3000명, 4월 약 16만6000명, 5월 14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가입자 수는 3개월 연속 업계 1위다. 5월 신용카드 거래액은 전월대비 7.1% 늘었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페이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간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의 독무대였다. 삼성페이는 2015년 출시된 스마트폰(갤럭시 노트5, 갤럭시 S6 엣지플러스)에 처음 적용됐다. 고객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쉽고 빠른 결제에 열광했고 이후 흥행돌풍이 계속됐다. 다만 애플페이가 상륙하면서 아이폰 유저들이 시장진입을 도왔다. 특히 아이폰은 20대 청년층이 절반 이상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페이는 공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간편결제 선두 주자인 네이버페이와 손을 잡았다. 2030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도 내놓았다. 114개국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제학생증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삼성페이는 애플처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페이는 일단 카드사에 다음 달까지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업계에서는 삼성페이가 카드사와 계약을 맺을 경우 수수료 수입은 연 7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페이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 외연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토스페이가 오프라인 시장에 합류하면서 경쟁은 과열되는 양상이다. 국내 오프라인 결제 시장 점유율은 카카오페이 42.4%, 삼성페이 24%, 네이버페이 24%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