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민지를 붙잡아라"...증권가 MZ고객 모시기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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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민지를 붙잡아라"...증권가 MZ고객 모시기에 사활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7.14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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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 열고 2030 고객과 접점 넓히기 주력
복잡한 MTS도 대대적 개편...투자 접근성 높여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강남대로 강남역 인근 일방비일상의틈byU+에 팝업스토어 ‘핑계고’를 오픈했다./신한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강남대로 강남역 인근 일방비일상의틈byU+에 팝업스토어 ‘핑계고’를 오픈했다./신한투자증권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MZ세대는 금융에서도 이전세대와 다르다. 예전처럼 '금융문맹'으로 있다가는 '벼락거지'가 된다는 위기감이 있다. 파이어족을 꿈꾸며 그들은 1원 단위로 쪼개 금융을 활용하기도 한다. 인터넷과 유튜브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얻는다. 우리는 그들을 '金민지(금융+MZ세대)'라 부르기도 한다.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금융권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면서 금융사들도 MZ세대를 '모시느라' 바쁘다. 
특히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학교 콘셉트의 팝업스토어 '핑계고'를 운영했다. 핑계고는 신한이 기획한 ‘자산이 알파만파’의 캠페인 프로그램으로 ‘신한투자증권을 만나면 핑크빛 계획이 되고’를 줄인 말이기도 하다. 핑계고는 MZ세대들이 투자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총 3가지 미션으로 구성됐다. ▲해외주식 관련 OX 퀴즈인 ‘해외주식 부루마블’ ▲갱지로 만든 레트로한 투자 시험을 볼 수 있는 ‘자산관리 학력 모의고사’ ▲일상 속 금융과 관련된 공감 문제를 풀고 자산관리 MBTI 해시태그 처방전을 받아볼 수 있는 ’나의 해시태그 테스트’ 등이었다. 팝업스토어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운영기간 3주동안 총 2만7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해시태그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은 6만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젊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했지만, 아직 투자가 생소할 법한 고등학교 3곳에서 참관을 올 정도의 의외의 성과도 있었다. MZ세대 투자자들이 증시로 빠르게 유입되면서 증권사들의 고객 포트폴리오 비중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주식투자자의 다수가 젊은 세대라는 건 이제 부인할 수 없는 일이 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개인소유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2.6%로 집계됐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23.7%)과 비교하면 8.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20대 미만의 비중도 1.6%에서 5.3%로 증가했다. 기존에 대부분을 차지했던 4050세대의 비중은 감소했다. 2019년 말 기준 25.9%로 가장 많았던 40대는 지난해 말 22.9%로 소폭 줄었고, 50대 역시 같은 기간 24.8%에서 21.2%로 감소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젊은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은 이들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이 선보였던 팝업스토어도 이의 일환이다. 증권사 오프라인 매장하면 예전엔 동네 아저씨들이나 사모님들이 모여 전광 시세판을 쳐다보는 지점 형태가 일반적이었지만 이제 오프라인 접점도 재미가 먼저가 된 것이다. 팝업스토어가 신한투자증권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21년 NH투자증권이 증권사 중 최초로 ‘NH슈퍼스톡마켓’을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에 오픈한 바 있다. 쇼핑하듯 주식에 투자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팝업스토어 운영의 목적이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팝업스토어를 업그레이드해 올해 또 한 번 문을 열었다. 지난 4월 2일부터 13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공합 콘셉트로 손님을 맞았다. 24시간 해외투자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테마로 미국, 일본, 홍콩, 영국 4개국 등 투자 국가를 선택하고 해외 투자여행을 떠나는 스토리를 담았다. 증권사들은 MZ세대를 겨냥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에 집중하는 중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들이 쉽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고객이 많다보니 한 앱에 많은 정보를 담기보다는 게임이나 소셜미디어(SNS)처럼 직관적이고 단순한 UI를 만드는 게 초점이다. 최근 신한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MTS 개편을 진행했다. 기존 앱 대비 사용자 환경·경험(UI·UX)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신한투자증권이 지난달 선보인 ‘신한알파 3.0’은 초보와 전문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알람을 통해 보유종목, 관심종목, 매매 진행 중인 금융 상품 내용을 전달하고 매매손익, 배당 수익, RP 이자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손익 리포트를 넣었다. 무엇보다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 투자정보를 그림과 차트로 쉽게 보여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김장우 신한투자증권 디지털그룹장은 "과장급 이하의 젊은 직원들 주도로 만들었다"며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금융용어나 손익구조 등을 잘 모르는 투자자들을 위해 직관적인 핵심 요약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도 5월 초 기존 MTS인 ‘하이엠(Hi-M)’ 서비스를 종료하고 새 서비스인 ‘아임하이(iM-Hi)’를 공개했다. 4년만의 전면 리뉴얼이다. 이를 통해 편의성과 접근성을 대폭 개선했다. 베타 서비스를 통해 고객 평가와 의견을 수렴해 안정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UI·UX 개선에 힘을 줬다. 홈 화면을 단순하게 바꿨고 실시간 시장 흐름, 주요 종목 등 투자정보 파악과 투자 자산을 쉽게 관리하는데 집중했다. 현대차증권도 최근 기존 MTS를 리뉴얼한 신규 MTS ‘내일’을 오픈했다. 역시 직관적이고 간편한 UI·UX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홈 화면을 전면 개편에 투자종목 및 관심 종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당일 시장 이슈 키워드 등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배치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아예 간편 투자를 위한 앱을 별도로 내놓고 있다. 기존 MTS 대비 UI·UX를 편리하게 개선하고 투자가 처음인 MZ세대를 위한 정보 제공 기능 등을 담은 MTS다. 간편투자 앱의 포문은 삼성증권과 KB증권이 열었다. 삼성증권은 2021년 6월 ‘오투(O2)’를 선보였다. 기존 MTS 대비 전체 메뉴 수를 줄이고 자주 쓰는 기능은 한 화면에 모아 편의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오투의 메뉴는 총 78개로 기존 MTS 엠팝(mPOP)의 메뉴가 510개 대비 6분의 1 수준이다. 또 홈 화면에 이용자들이 조회하는 기능 중 86%를 차지하는 ‘총 잔고’, ‘보유종목’, ‘관심종목’, ‘리포트’, ‘이벤트’ 등 주요 기능들을 모았다. KB증권 역시 초보 투자자를 위한 간편 투자 플랫폼 ‘마블 미니(M-able mini)’를 운영 중이다. 마블 미니는 2021년 8월 출시됐다. 마블 미니는 기존 마블보다 쉽고 간편함을 앞세웠다. 간결하고 직관적인 UI·UX, 쉽고 재미있게 구현한 충전하기 기능, 로그인 없이 가능한 시세 조회, 주식방송 보며 매매하는 기능 등으로 편리함과 실용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양 사의 간편투자 앱은 출시 이후 큰 호응을 얻었다. 삼성증권 오투는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60만건을 돌파했다. KB증권 마블 미니는 출시 3주 만에 다운로드 수 10만회를 넘겼고 출시 1년만인 작년 9월에는 월간 이용고객 수(MAU)가 출시 당시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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