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우리나라 상장회사들의 실적이 1분기 이어 2분기도 부진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에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업종은 대체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지만, 상반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 평균)가 있는 주요 상장사 201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33조58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실적(60조3946억 원) 대비 44.4% 감소한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와 2차전지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부진하다. 지난해 2분기에 4조192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는 2조9004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7일 이미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7% 줄어든 6000억 원에 그쳤다. 반도체 쪽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부진이 지속했다. 반면 경기 침체에도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았던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는 2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6535억 원, 3조242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6%, 35.4% 증가한 수준이다. 글로벌 차량 판매 호조에 원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실적에 힘이 실려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7일 발표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의 1956억 원보다 3배 이상으로(212.7%) 늘어난 6116억 원이다. 2분기 잠정 매출도 8조7735억 원으로 작년 2분기의 5조706억 원보다 73.0% 증가했다.
다만 상장사 전반적으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올해 하반기 역시 실적 빙하기가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기업 675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10곳 중 4곳은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등이 회복하더라도 실적 정상화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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