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법 개정, 민주당이 발목"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 재정준칙 도입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기준 신용 등급 강등 위기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선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35조원 추경 주장을 거두고 34개월 동안 국회에 표류 중인 재정준칙 도입에 협조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총선용 현금 살포에 눈이 멀어 나라 빚을 늘리는 데 앞장서다가 미국과 같이 국가 신용 등급이 강등된다면 그 후폭풍은 심각할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상황에서 국가 신용 등급 강등 사태를 맞는다면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정치권의 각성과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미 관리재정수지적자를 GDP(국내총생산)의 3% 이내로 제안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냈지만, 민주당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했다. 피치의 수석 이사인 리처드 프랜시스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6 미국 의사당 폭동을 예시로 들며 이번 강등 결정에 '미국 거버넌스(국정 통치체계)의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피치가 비교적 낙관적인 미국 경제 상황에도 '정치 양극화'를 이유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며 "(우리나라도) 지금처럼 야당 폭주와 진영 갈등이 계속된다면 대외적으로 부채 관리 능력을 의심받을 수 있고, 국가 신용 등급 강등이라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문재인 정부 때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켰으면 이권 카르텔을 살찌우는 예산 낭비를 없애고 구조를 합리화 해 복지 충실화를 도모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그런 노력 없이 '재정 여력이 있다'며 확대 재정만 외치는 것은 총선 승리를 위한 매표용 감언이설이자 경제 위기를 부르는 독약"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번 미국의 신용 등급 하락의 경각심 느끼고 제1야당으로서의 책임감으로 국가 재정법의 조속한 처리에 협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