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역사 왜곡·오염수 패싱…'국익 우선' 외교 원칙 무너져"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여야가 한미일 정상회의 성과를 두고 연일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국민의힘은 안보·경제 분야에서 3국 간 역사적 합의를 이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부각하는 것에 주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국익이 보이지 않는 회의였다고 혹평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주권 침해에 항의하지 못했다며 "국민 명령을 끝내 불응했다"고 총공세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보·경제 협력이 업그레이드 수준의 변화를 넘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며 "3국 간 역사적 협력 합의를 이뤄냈다"고 이같이 밝혔다. 한미일이 이번 공동 성명을 통해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 정례 협의체 창설 등 새로운 안보 협력 방안을 담았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공동 성명 내용을 언급하며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3국의 단단하고 안정적인 안보 협력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경제와 첨단 기술 분야의 협력 강화에도 상당한 성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선친을 여읜 슬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도 국익을 위한 외교 일정을 예정대로 수행하고 역사의 획을 긋는 성과를 도출했다"고 치켜세웠다.
민주당에는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폄훼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전 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중국에서 찬밥 대우를 받고 혼자 밥을 먹는 굴종에 모자라 우리 국민이 북한 정권에 의해 살해 당했음에도 월북으로 모는 무도한 짓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반성문을 쓰기는커녕 윤 대통령의 외교를 무조건 비판하고 폄훼하고 있으니 만년 야당이 되기로 작정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대한민국을 번영과 성장으로 이끌어준 강력한 한미 동맹처럼 윤 대통령의 한미일 3자 협의체는 우리 미래 세대에 또 다른 백년의 혜택을 주게 될 것"이라며 한미일 정상회의 성과를 부각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선 "윤 정부가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보장하는 또 하나의 큰 성과를 이뤘음에도 이번에도 역시 성과를 왜곡하고 폄하하기 바쁘다"며 "현 정부의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기 전에 지난 정부 때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부터 자성해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국익 실체가 보이지 않는 '들러리 외교'라고 파상 공세를 펼쳤다. 한미일 군사 동맹 강화와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용인 등 미국과 일본은 이득을 챙겼지만, 한국은 아무 이득도 얻지 못했다며 이번 정상회의 성과를 평가절하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동해 표기 논란에 대해 지적하며 "동해냐, 일본해냐, 명백한 주권 침해에도 항의조차 못 하는 윤 대통령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영토 수호는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책무로 미국 대통령에게 '동해는 동해다, 일본해가 아니다'고 강력히 문제 제기 했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일 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오염수 방류와 관련된 논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오염수 방류를 저지할 마지막 기회였다"며 "안타깝게도 윤 대통령은 국민의 지속된 명령을 끝내 불응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의 무능으로 인해 '국익 우선'이라는 외교의 제 1원칙이 무너졌다"며 "한일 회담에서 역사 왜곡과 오염수 방류 등을 패싱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많은 국민은 미국과 일본의 국익은 보이지만, 한국의 국익은 보이지 않는 정상 회의로 평가한다"며 "협력 관계의 새 틀을 두고 과연 이 길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인가. 3국 간 최소한의 국익 균형이 가능한가에 국민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국익과 한미일 협력 두 틀이 국민의 동의를 얻고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필요 조건이 있다"며 "군사 협력은 평시 정보 공유와 유사시 후방 지원에 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정부를 향해 "국민에게 정상회의 내용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