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미일 안보 협력'…민심 등지고 얻은 성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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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미일 안보 협력'…민심 등지고 얻은 성과는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8.22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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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부 염재인 기자
정경부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은 한미일 협력에 대한 3건의 결과 문서를 채택하면서 '새로운 시대'(New Era)를 선언했다.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캠프 데이비드 원칙',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 총 3건의 결과 문건을 도출했다. 종합해 보면 3국은 안보·경제·외교 등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3국 정상회의를 비롯한 안보 협력 등을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정상회의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한미일 협력은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의 자유, 평화, 번영을 구축하는데 기여하는 범 지역 협력체로 진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의 결과의 가장 큰 논란거리는 바로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이다. 미일·한미 동맹이 별개로 유지된 것에서 나아가 '한미일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서 한일 관계가 사실상 '준군사 동맹'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 정서를 외면하고 관철한 '3국 협력 관계'가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도 3국 안보 체제에 대해 한국의 실익이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아·태 전략에 손을 들어주고,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박수를 쳐 주는 꼴이라는 것이다.  당장 관련국인 중국과 북한은 무력시위를 강행하며 반발하고 나서고 있다. 중국은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다수의 군용기와 군함을 대만해협 인근으로 출동시키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북한은 지난 21일 시작된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해군 시찰로 맞대응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고조에 경제 부진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 7월 100억달러 선 아래로 주저앉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기여도 역시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치의 중심에는 '민심'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아울러 외교 중심에는 '국익'이 핵심이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옹호부터 한미일 정상회의까지 윤 정부가 국민 반대를 무릅쓰고 벌이는 외교 활동에는 민심과 국익 모두 보이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련의 외교 성과를 말로만 치장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구체적인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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