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검찰 송치에도 "당 운영 문제 없어"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한때 '원내 3당'으로 국회 내 캐스팅보터였으며, 올해도 9억 이상의 경상보조금을 수령하는 민생당이 '지도부 사법리스크'로 인해 오는 보궐선거와 2024년 총선에서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러한 조짐은 법원의 당대표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인용 및 김정기 비상대책위원장 공동직무대행의 검찰 기소 등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인데, 민생당은 오는 10월 있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김영숙 예비후보를 내세우며 선거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민생당 당원 108명이 제기한 김정기·이관승·최상임 등 민생당 공동대표들과 임동순·이진·김영숙·이현배·박성준 각 민생당 최고위원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2월 김정기·이관승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공동직무대행이 당원들에 대한 공고 없이 당헌을 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같은 달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임시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로 '셀프 선출'된 것이 헌법과 정당법에 명시된 '정당의 민주적 운영'을 직접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전당대회를 무효로 봄에도 불구, 김정기·이관승 비대위원장 공동직대 체제로 회귀하는 대신 다른 적합한 당대표 직무대행자를 선임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은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무효된 전당대회를 주도적으로 개최해 대표직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을 받은 당사자들이 그대로 당 운영을 맡게되는 셈이다.
이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민생당 당원들은 "법원 결정에 논리적 모순이 있고 공정하지 않다"며 서울고법에 항고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김정기 공동직대가 지난 1월과 지난해 12월 각각 이중당적으로 인한 '정당법 위반' 및 허위용역 의혹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검찰 송치됐다며, '지도부 사법 리스크'로 선거에 차질이 있기 전에 적법한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정통성 있는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영숙 혁신과미래연구원 수석부원장의 발언 역시 도마에 올랐다. 김 예비후보는 무효 가처분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었다.
김 예비후보는 24일 출마선언식에서 "이번 보궐선거는 불과 1년여 전에 뽑은 주민의 대표가 범죄자가 돼 구청장직을 상실하고, 40억원이라는 엄청난 시민의 세금으로 다시 치러야 하는 선거"라며 "강서 시민들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염치도 없는 정치꾼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내훈 민생당 전 최고위원은 "민생당 비대위원회는 경상보조금을 전부 탕진하고 전당대회도 무효로 만들며 국민세금을 탕진했다"며 "김 예비후보가 다른 이들을 세금 낭비 한다며 쓴 소리할 자격이 있냐"고 비판했다.
민생당은 원외 정당이지만 지난 총선에서 2.71%를 득표해 정당 경상보조금 총액의 2%를 매 분기 수령한다. 지난 한 해 동안 18억여원을 받았고, 올해 1~3분기 3차례에 걸쳐 7억 1600여만원을 받았다.
한편 28일 김정기 민생당 공동직대는 당원들의 입장을 묻는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대방에 대한 모함으로 정치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수십 건의 고소·고발 중 많은 부분이 무혐의 처분됐고, 경찰 조사가 미흡해 검찰 송치된 부분 역시 잘 소명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당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