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지급여력비율 532%→212% 하락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해 들어 7월까지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을 회수한 비율이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실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발생한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는 총 9994건, 2조 2637억원 규모였다.
같은 기간 HUG는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1조 6512억원을 갚아줬지만 회수액은 2442억원(회수율 15%)에 불과했다.
보증사고 건수와 그 규모가 매년 커지면서 HUG의 대위변제액 규모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HUG 대위변제액은 2018년 583억원이었으나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늘었다. 회수율은 2018년 48%, 2019년 58%, 2020년 50%, 2021년 42%였으나 지난해 24%에 이어 올해는 7월까지 15%로 급감했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대위변제액은 1조4966억원으로 전체의 90.6%를 차지하면서도 회수율이 11%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낮았다.
전국 최저는 인천이었다. 인천에서 HUG가 대신 갚아준 금액은 4545억원이었으나 회수액은 283억원(회수율 6%)이었다. 서울에서의 대위변제액은 4888억원이었고 회수액은 606억원으로 회수율은 12%였다. 경기에서는 대위변제액 5533억원 중 851억원(회수율 15%)을 돌려받았다.
임차인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임차인에게 HUG가 대신 갚아준 금액이 7996억원으로 가장 컸고, 20대 임차인이 338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보증 사고 피해자가 온전한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사회초년생이 많은 20~30대에 집중된 탓이다.
보증 사고가 급증하면서 HUG의 재정건전성도 비상이다. 지난 6월 기준 HUG의 지급여력비율은 212%로, 2020년 532%의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주택 중 통상 보증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되는 부채비율 90% 초과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2.4%, 2021년 26.3%, 2022년 24.0%였다.
올해 7월 기준 부채비율 90% 초과 주택의 보증 사고율은 23.3%로, 전체 평균 사고율(7.4%)의 3배가 넘는다.
김 의원은 “보증사고 급증으로 HUG의 대위변제액도 크게 늘어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며 “정부 출자 및 보증 배수를 늘리는 방안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HUG 역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자구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