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에 신규 수익로 절실…‘반려가구 증가’ 키로 떠올라
전문 브랜드 론칭 및 자회사 설립 활발…식품 R&D 역량과 시너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가 펫푸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최근 반려동물 사업은 유통업계에서 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 부상했다. 출산·고령화로 아이가 줄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펫+패밀리의 합성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밝힌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는 지난해 3조400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 4조6000억원을 넘어 2027년에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방접종, 조기치료 등을 통한 반려동물의 기대수명 연장과 동물윤리의식 선진화 등이 맞물려 펫푸드는 돈 되는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단 평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 기업들은 최근 펫케어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관련 시장 선점 경쟁에 한창이다.
대상그룹은 지난 2월 대상펫라이프 법인을 설립하고 대상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해, 지난 5월 새 브랜드 닥터뉴토의 상표권을 출원하며 본격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대상펫라이프는 지난 7월 신규 브랜드 ‘닥터뉴토(Dr. nuto)’를 론칭했다. 국내 동물약품 시장 규모가 2010년 5445억원에서 2020년 8871억원으로 증가하며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실제 반려인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한 것도 신규 브랜드 론칭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대학교 출신 수의사가 수의영양학을 고려해 직접 설계해 반려동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L-아르기닌, BCAA, 포스파티딜세린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포함했다. 필요 영양소가 서로 다른 강아지와 고양이 제품을 별도 설계해 구분했다. 아플 때 곡기부터 끊는 특성을 고려해 반려동물이 좋아할 수 있도록 기호성을 우선시 해 개발했다.
하림그룹은 ‘하림펫푸드’를 통해 국내 펫푸드 시장 내 파이 선점에 나섰다. 하림은 2017년 지주사 제일홀딩스의 자회사인 제일사료의 일부 사업부를 떼내 별도 법인 ‘하림펫푸드’를 설립했다. 식품관련 개발‧생산‧유통 역량을 기반으로 반려동물식품사업을 전문화했으며, 당시 시장 초기 단계였던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했다. 2021년 기준 연 매출 285억9200만원, 영업이익 5억6900만원을 기록하며 출범 5년 만에 흑자 달성했다. 주력 브랜드는 프리미엄 마켓을 정조준한 ‘더리얼’이다. ‘휴먼그레이드’ 등급의 제품을 필두로 매출 증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휴먼그레이드는 사료용 원료가 아닌 사람이 쓰는 원료를 사용해 사람도 섭취가 가능할 정도의 영향을 갖춘 등급이다.
동원F&B는 ‘고양이 습식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양이 전용 ‘츄르’ 상품을 출시해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다. 츄르는 스틱형태 파우치에 짜먹는 형태의 참치‧연어‧닭고기 등이 담긴 제품으로, 급여의 편리성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반려묘‧견의 연령대에 따라 필요한 영양선분을 설계한 ‘연령대 맞춤형’ 건강 간식‧사료도 활발하게 개발 및 출시하고 있다. 1982년부터 국내 대표 참치캔인 ‘동원참치’를 생산하며 참치캔 분야 기술력을 쌓아온 동원F&B는 원양에서 잡은 참치를 해체 후 5분 이내에 가장 신선한 상태로 캔에 담는다. 이러한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판매한 반려묘 습식캔의 누적 판매량은 6억개를 돌파했다.
풀무원은 풀무원아미오를 지난 1월 풀무원건강생활에서 풀무원식품으로 편입한 이래 반려동물 식품 사업을 정비하고 브랜드 체계와 방향성 등을 확립했다. 식품에 관한 풀무원식품의 전문성과 제품 기획 및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트렌드에 맞춰 펫푸드를 식품사업의 정체성에 접목시켜 나갈 계획이다.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건강케어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수의내과 전문의를 영입해 전문성을 더했다. 풀무원 소속 수의내과 전문의는 기능성 원료를 활용한 ‘건강담은’ 라인 제품의 원료 분석 및 제품 분석, 레시피 설계를 담당하며 제품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일 예정이다.
정관장의 프리미엄 반려동물 건강전문 브랜드 ‘지니펫’은 지난해부터 고양이 사료 시장에도 진출하며 펫푸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첫 반려묘용 브랜드는 그레인 프리 고양이 사료 ‘밸런스업 더캣’ 시리즈다. 정관장의 6년근 홍삼 성분과 고품질 원료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사료관리협회에서 제시하는 영양성분별 모든 기준을 충족한다. 식이성 알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곡물을 사용하지 않고 고구마, 당근, 호박 등 유기농 원료를 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에 대한 반려인들의 니즈가 커짐에 따라 펫푸드 사업이 보다 전문화‧대중화되고 있다”며 “국내 식품업계가 저출산‧고령화로 시장 규모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 속, 반려동물 관련 식품‧용품‧의료 시장의 확대는 신규 수익 모델 정립의 키가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