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안 가결로 흔들렸던 민주···영장 기각으로 '전화위복'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내년 총선 전 마지막 선거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대선의 연장전'으로 평가받는 이번 보궐선거 특성상, 이기는 쪽은 내년 총선까지 여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여야 모두 총력을 쏟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이 보궐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중진 의원들이 대거 가세한 매머드급 캠프를 구성해 김태우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민주당은 강서구 출신 국회의원들을 앞세워 진교훈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2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9일이 연휴인 이례적인 선거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들이 나오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부터 법원에서의 영장 기각까지, 선거를 코앞에 두고 초대형 이슈가 연달아 터진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가 김 후보의 비위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진 후보가 유리한 위치에서 선거를 맞이했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11~12일까지 만 18세 이상 강서구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응답률 2.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에 따르면 진 후보는 39.4%를 얻어 28.1%의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하지만 이 대표 사법리스크 정국이 재차 부상하자 보궐선거 여론도 흔들렸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인 18~19일 이틀간 만 18세 이상 강서구 유권자 803명에게 물어 22일 발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뉴스피릿 의뢰)에 따르면 진 후보는 44.6%, 김 후보는 37.0%(응답률 3.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를 기록해 격차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 대표 구속영장이 지난달 27일 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오히려 민주당으로선 이번 사법리스크 정국이 보궐선거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 영장 기각과 관련해 "민생이 안 좋은 상황에서 (영장이) 기각됐으니 (검찰이) 좀 지나쳤던 것 아닌가 (국민이 생각하실 것)"이라며 "기각을 기점으로 국민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크기 때문에 (민심의) 변화가 이미 감지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이 대표 영장 기각을 당장 있을 보궐선거에선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통상 보궐선거 투표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보수 유권자를 투표장에 더 많이 보낼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영장실질심사 전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영장 발부 여부가 가져올 보궐선거 판도 변화에 대해 예측했다.
박 평론가는 "이 대표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다면 정부여당과 검찰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보궐선거도 민주당이 확실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고 바라봤다.
기사에 사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