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의석수·할당 방식' 쟁점…김진표 합의 촉구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내년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여야가 선거제 개편을 놓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기존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고, 3개 권역별 비례대표를 뽑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전환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뤘으나, 비례대표 의석수와 할당 방식 등에서 입장 차를 보이는 탓이다. 이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10월을 넘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추석 연휴가 끝나는 대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로 구성된 '4인 협의체'를 통해 선거제 개편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달 27일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제일 급한 과제 중 하나인 선거제 최종 합의가 계속 지연돼 간다"며 "10월 12일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기준을 통보하는 날이고, 이에 기초해 12월 12일이면 재외국민 선거 신청을 받는다"고 언급하면서 해당 사안에 대한 시급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 정개특위가 현재까지는 활동 시한이 10월 말로 돼 있다. 그래서 선거제 개편이 늦어도 10월 중 합의돼야 한다"며 "국회가 입법 부작위 때문에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얘기를 들을 순 없지 않나. 꼭 선거제 개편 협상을 빨리 마무리해 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여야는 1개의 선거구에서 1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기존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고, 전국을 수도권·중부·남부 3개 권역별로 비례대표를 뽑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전환하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선출 방식과 의석수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평생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제21대 총선에서 불거진 '위성 정당' 부작용을 막기 위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정하는 방식이다. 또 여당은 기존에 주장하던 중대선거구제 도입 대신,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기로 양보했으니 야당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병립형 비례대표제 '과거로의 후퇴'라면서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를 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비례대표 정수를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비례대표 의석수 50%를 보충하는 구조다.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수가 배분되고,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가 조정된다. 거대 양당 체제를 벗어나 다양한 정당이 진출하도록 돕자는 취지였지만, '꼼수 위성정당' 출현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한 바 있다.
여야 간 여러 현실적인 문제도 장애물이다. 의원 각각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당내 의견을 도출하는 것도 쉽지 않은 데다,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바뀐 것도 협상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10월 국회 본회의 일정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 등 선거제 10월 내 합의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