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文 정권 시절 부동산원 집값 통계 조작 외압 의혹도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막을 올린 가운데 첫날부터 양평고속도로 사업과 전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된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 편의가 우선시 돼야 할 부동산정책이 정쟁도구화되는 모양새다.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대통령 일가 특혜 의혹이 일었던 양평고속도로 사업,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등에 관한 증인이 신청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발언과 자료 제출 미비,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토지를 관통하는 대안 제시 등을 문제 삼아 원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땅 방향으로 종점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안이 더 낫다고 주장하는 국토부의 잘못된 주장과 태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국토부의 국회 무시와 국감 방해 처사, 조작과 왜곡 투성이인 B/C 분석을 국민에게 그대로 내놓은 무책임한 행태에 대해 장관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평고속도로 사업은 기존에 서울과 양평을 잇는 고속도로를 짓는 사업으로 지난 2021년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안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지난 5월 강상면을 종점으로 바꾼 대안이 복수로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야당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선산 등 토지가 있어 종점을 바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정쟁이 해소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에 잡음이 지속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의 양평고속도로 사업 의혹에 대해 전 정부의 부동산 통계 의혹에 관한 감사원 조사를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에 관여했다고 거론된 사람들이 장하성, 김수현, 김상조, 이호승 전 정책실장과 홍장표 전 경제수석, 윤성원 전 국토교통비서관,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라며 "억울하다면 나와서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할 기회를 주는게 맞고 감사원에서 발표하는 데도 믿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 조사가 이번에 조작된 통계인데 재건축 부담금 산정과 증여세 산정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게 작게 오르면 일반 재건축하는 사람들이 재건축 부담금을 많이 내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근 감사원은 전 정부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94차례에 걸쳐 한국부동산원 집값 통계 작성에 대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게끔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예산 삭감 등을 빌미로 정부 정책 방향에 맞게 수치를 공개할 것을 부동산원에 강요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