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위기론' 넘어 '비상론' 현실화…與 '비대위' 전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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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위기론' 넘어 '비상론' 현실화…與 '비대위' 전환할까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10.12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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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초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17%p 차이 참패
김기현 "특단의 대책 강구…수도권 맞춤형 대안 마련"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어두운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는 지난 11일 치러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 패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어두운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는 지난 11일 치러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 패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이 사실상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었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17.15%포인트 차이로 참패하면서 이른바 '수도권 위기론'을 넘어 '수도권 비상론'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 승패의 핵심 지역이 수도권인 만큼 선거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과 함께 선거 전부터 제기됐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주목 받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12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서구 보선 패배에 대해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이번 선거의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 상대적으로 우리 당이 약세인 지역과 수도권 등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3일 긴급 최고위를 열어 선거 참패에 따른 구체적인 쇄신책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당 지도부가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당 쇄신을 이끌겠다는 것이어서 이를 두고 당내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김 대표가 거취 언급 없이 '특단의 대책'과 '맞춤형 대안'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으로 확인한 총선 '수도권 위기론'을 지금의 지도부로 돌파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수도권 위기론'이라는 말 대신에 '수도권 비상론'이라는 말로 바꿔야 될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위기를 전제로 깔고 가야 되는데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위기 수준이 아니라 비상 수준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선거 전부터 제기됐던 '비대위 체제 전환' 주장이 상당히 힘을 받을 것으로 본인다. 비록 강서가 야권 강세 지역이고 기초자치단체장 보궐 선거였지만, 1년 만에 돌아선 17%포인트 차이의 민심을 붙잡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참패가 재연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아직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구상찬 공동선대위원장은 라디오에서 "지금 지도부를 바꾸려면 전당대회를 다시 해야 하고, 비대위로 가려면 또 비대위원장을 뽑아야 한다"며 "그 절차에서 또 상처가 안 나라는 법이 없다. 현 지도부가 수모를 받으면서도 잘 견뎌내고 잘 수습해 나가지 않겠나"고 말했다. 홍석준 의원 역시 "명분이나 시기가 안 맞고, 마땅한 대안 카드가 없다"며 "역사적으로 집권 여당을 비대위로 바꿔 성공한 케이스는 박근혜 비대위원장밖에 없다.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겠지만 기본적인 체제를 흔들 사항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바뀌지 않는 한 비대위 체제 전환이 의미가 없다는 '무용론'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철저하게 반성하고 당에 가했던 통제, 수직적인 당정 관계를 포기하겠다. 완전히 백지에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만들라고 윤 대통령이 양보하면 총선 승리 가망성 있다"며 "이제까지 했던 걸 보면 안 바뀔 것 같다. 그러면 총선이 참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이 보궐선거 참패 직후 자진 사퇴한 것도 여당에는 뼈아픈 대목이다. 김 후보자가 당에 정치적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표면적인 명분을 밝혔지만, 사실상 수도권 민심은 이미 악화될 때로 악화돼 '출구 전략'이 시점을 실기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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