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이내 조기 진단 가능한 유전자 진단 키트 개발
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농촌진흥청이 갓 태어난 돼지의 육질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진단 도구(키트)를 제품화했다고 밝혔다.
돼지고기 육질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살아있는 돼지(생축)을 도축한 뒤, 절단한 고기 단면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만일 생축 단계에서도 육질 구분이 가능해지면, 육질 좋은 종돈(씨돼지)을 선발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유전자 진단 도구는 채취한 시료에서 추출한 디엔에이(DNA)에 증류수만을 첨가한 뒤, 유전자 증폭을 통해 3시간 이내 육질 유전자형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실재 실험 결과, 기존 중합효소 연쇄반응(PCR)과 제한효소(HpyCH4Ⅳ)를 이용했을 때 2~3일이 걸리던 진단 시일을 크게 단축했다.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보관·운반이 쉽도록 혼합물 형태(pre-mix)의 시약을 개발했으며, 국내 바이오 업체에서 제품으로 만들어 이달 10일부터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기술을 흑돼지 ‘난축맛돈’에 적용해 우수한 육질을 가진 유전자를 고정한 결과, 등심 내 근내지방 함량이 평균 10% 이상 향상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이는 일반 돼지고기 등심 내 근내지방 함량(1~3%)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이며, 고기 색(적색도)도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소고기와 일반 돼지고기의 중간 범위 정도 붉은색’을 띄는 고기를 선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 김진형 소장은 “육질 개량을 원하는 양돈농가에서 이 진단 도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육질 개선을 꾀한다면, 국내 흑돼지 산업뿐만 아니라 수입육과 경쟁하는 국내 양돈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