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직 당직자 사퇴했지만, 내부 비판 지속
"집권 여당이 대통령실 뒤치다꺼리만 골몰"
"집권 여당이 대통령실 뒤치다꺼리만 골몰"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당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철규 사무총장 등에 이어 임명직 당직자가 전원 사퇴했지만,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기현 사퇴론'이 부상하고 있다. 서병수 의원 등 중진들은 이번 보선의 최종 책임자는 김 대표라며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분골쇄신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당 5선 중진인 서병수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대표를 향해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있는가"라며 "정부가 바른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때는 야당보다 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당신에게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라. 집권당 대표라는 자리는 당신이 감당하기에 버겁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장 보선 책임 여부와 관련해서는 "용산 대통령실에 책임을 떠넘길 생각은 버려야 한다. 책임은 어디까지나 당에 있다"며 "집권당이 대통령실 눈치를 보기 전에 국민의 마음부터 살피고 전달하라는 뼈아픈 질책. 이게 이번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심부름꾼이어야 할 당이 대통령실 뒤치다꺼리만 골몰하지 않았는지 되새겨보면 안다"며 "김기현 대표를 신임할지 혹은 불신임할 것인지는 지금부터 입으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의 이날 발언은 강서구청장에서 큰 격차로 완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분골쇄신 수준이 아닌 임명직 당직자들의 전원 사퇴로 패배 결과를 수습하려는 당과 김 대표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당 중진들의 비판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4선인 홍문표 의원도 지난 1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제가 7~8명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책임자가 안 나오고 미봉책으로 가면 연판장이라도 받겠다더라"라고 전했다. 진행자가 '연판장이 지도부 사퇴를 의미하냐'고 묻자 홍 의원은 "의미는 각자 조금씩 다르다"면서도 "이번 개혁 최소화해서 그냥 슬쩍 넘어간다면 연판장 받겠다, '적당히'라는 이름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서을 당협위원장인 김성태 전 의원도 같은 날 방송에서 "이런 쓴 약, 좋은 약을 받아 변화를 시도하고 추구하지 못하면 내년 4월 총선 땐 독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당은 당이고, 정부는 정부고, 용산은 용산이지 구분이 안 되면 안 된다. 분명히 내년 4월 총선은 당이 치르는 거지 용산 정부가 치르는 선거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현재 국민의힘은 선거 패배 책임 여부와 관련해 지난 14일 이철규 사무총장을 시작으로 임명직 당직자들이 전격 사퇴하면서 수습을 위한 첫발을 뗐다. 이번 선거 패배 이후 쇄신 방향 등을 놓고 김 대표와 지도부 핵심 인사들이 논의한 결과, '임명직 총사퇴'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퇴한 임명직들은 총선 실무를 진두지휘할 사무총장단을 비롯해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원장은 모두 선거와 관련해 핵심적인 자리다. 이번에 사퇴한 인사들은 임명직 당직자라는 점 이외에도 당의 텃밭인 영남·강원 지역, 친윤(친윤석열)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선출직 최고위원들을 그대로 남기는 대신, 총선 전 임명직에 친윤이나 비윤(비윤석열)계 등 색채가 강하지 않고 수도권 민심을 공략할 수 있는 인사들을 앉힐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15일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수습 대책을 논의했다. 고위당정회의와 당무감사 등 현안이 산적한 탓에 인선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중진 이외에도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대표 체제 혁신을 주장하고 있어 이번 의총이 당 내홍 수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