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재창당 매듭지어야"…류호정 등 사퇴 요구 봇물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정의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83%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이후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이정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이 대표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혁신재창당대회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 당 내부에서 지도부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17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내 자신의 책임론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제가 사퇴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당의 위기를 앞으로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당 차원에서의 어떤 고민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선을 그은 것은 아니다. 저도 당 대표로서 특히 모든 선거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대표가 지는 것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도 원칙으로 가지고 있다"며 "사퇴에서부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당내 여러 가지 의견들을 청취해야겠다고 생각했다"도 덧붙였다.
이번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11월 19일 혁신재창당대회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혁신 재창당을 추진하는 과정에 보궐선거가 끼어 들어왔다"며 "혁신 재창당의 1차 모멘텀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1차 혁신 재창당 과정까지는 매듭을 지어놓고 총선 준비 체제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의견을 듣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주말 대표단·의원단·광역 시도당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당 진로를 논의한 뒤 '이정미 지도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회의에서는 현 지도부로 당대회를 치르자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는 재창당 준비에 주력한 뒤 당대회 이후 '총선 지도부'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하면서 당 비주류 등을 중심으로 반발은 거세지는 분위기다. 당내 청년 조직인 청년정의당 김창인 대표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변화 없는 지도부에 동참할 수 없다"며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이정미 지도부는 보선 결과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 할 게 아니라 총사퇴를 말해야 한다"며 "이번 선거로 '이정미 표 자강론'은 실패했다"고 일갈했다.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도 비판에 가세했다. 류·장 의원 등이 주도하는 정치 유니언 '세번째 권력'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강서 보궐선거 패배는 이정미 지도부 자강론의 패배"라며 "정의당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제3지대 창당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이 이 대표 체제 유지를 택하면서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당내 혁신을 이끌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재창당 대회가 차질 없이 추진될지도 미지수다. 때문에 재창당 대회 추진 과정에서 당내 파열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