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 상승으로 자영업자 나홀로 근무… 일자리 소멸 가속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 경기도 안성의 S편의점 점장인 이모씨(67)는 치솟는 인건비와 전기료로 인해 1년째 혼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의 편의점은 약 30평 규모로, 공단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주요 고객층은 20~50대의 공장 직원들이다. 월평균 매출은 5000만원 정도지만, 상품원가와 본사 계약금을 제외하면 점주에게 돌아오는 순이익은 약 800만원 수준이다. 여기서 임대료와 인건비, 에너지비용이 추가로 소모된다.
이씨의 편의점은 하루 24시간 영업하던 곳이지만, 최근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없어 혼자서 운영할 수밖에 없어 심야영업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영업시간이 반으로 줄어들면서 수익도 반토막이 됐다. 이씨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면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든다”며 “전기료도 계속 오르고 있어 혼자서 운영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578만4000명의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437만명으로 전체의 75.6%를 차지한다. 코로나19 발발 이전까지는 70% 초반대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부터 75%를 넘긴 이후 ‘나 홀로 자영업자’ 비율은 현상 유지 중이다.
자영업자들은 혼자서 일할 수 밖에 없는 주요 원인으로 인건비를 꼽는다. 실제로 KDI 한국개발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작으며, 오히려 대상자의 취업률을 감소시킨다고 분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9년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인해 총 27만7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을 것”이라며 “특히 동기간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에서만 최대 10만9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해 영세업체들의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종사자 5인 미만 영세사업체에서 최대 7만1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관악구의 고기구이집 근무자는 “일정 규모의 요식업장은 보통 3명 이상의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하다. 폭증한 인건비로 인해 업주가 2명만 고용한다면 남은 직원들의 업무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를 견디지 못한 직원들이 줄줄이 그만두게 되고, 결국 해당 영업장은 업계 사이에선 기피 대상이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