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퇴직금’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폭증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인근 유사 점포의 난립과 경쟁 심화, 코로나19 사태, 물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의 자영업자 규모는 장기적으로 보면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자영업자 비율은 여전히 높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자영업자 비율은 20.2%다. 전문가들은 △경직된 노동 시장 △사회적 자본 및 안전망 취약 등을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이유로 제시했다.
코로나19 당시 여러차례 걸친 영업제한 등으로 최전방의 자영업자들은 가장 큰 손해를 입었다 엔데믹 이후엔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던 소비심리는 오히려 더 얼어붙었다. 자장면 한 그릇에 7000원을 돌파하는 등 무섭게 치솟는 물가 영향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평균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평균 7069원이었다. 식당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은 1만9253원으로 2만원에 육박했다.
급격히 오른 물가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자영업자들이 그 타격을 가장 먼저 받고 있다. 코로나 당시 영업제한으로 인해 영업시간이 짧아져 매출이 감소했던 자영업자들은 엔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벼랑 끝에 몰려 폐업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었다.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에서 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폐업 공제금 지급액은 2018년 5462억원에서 2019년 6142억원으로 늘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 7283억원으로 1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엔 968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최근 폐업을 마무리한 자영업자 A씨는 “식당 장사가 잘 된 덕분에 본점 외에 가게를 하나 더 차리고 장사를 했는데, 코로나 이후 매출이 줄던 와중 최근엔 원재료 인상 등으로 더 이상 가게 유지가 힘들어 정리했다”며 “손님이 줄어든 것보다 가게 유지비와 변동비가 크게 오른 탓에 손해가 컸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