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상용 서울경찰청장, 폭력과 직권남용 고발"
[매일일보=최봉석 기자]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이 올 한해 논란이 돼 왔던 각종 시위 진압과정에서 검거 위주의 과잉진압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이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제기돼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9년 상반기 주요 시위진압에 대한 무선녹취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집회시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은 직접 무전기를 들고 지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 청장은 특히 시위 진압시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 출입구를 완전히 봉쇄한 뒤 검거를 많이 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시민들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시민을 사실상 '적'으로 규정, 진압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 야권 및 시민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강기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월1일 노동절 당시 주 청장은 경비부장과 기동본부장 등에게 "구석구석 수색하고 검거를 많이 하라", "잔당소탕이나 다름 없다" 등 지시를 내렸다.
다음 날 열린 촛불 1주년 평화집회에선 "보는 족족 검거하고 인도에 산재돼 있더라도 공격적으로 쫓아가서 검거를 하라", "구석구석 수색하고 지금 검거는 작으니까 검거 인원이 많아야 한다", "건물 안으로 못 들어가도록 건물입구를 막고 검거하라" 등의 '상식밖' 명령을 현장의 기동본부장 등에게 내렸다.
또 현장 경찰 고위 간부들도 “체증하면 (시위대나 시민이) 체증에 시비걸거야, 그럼 검거해”라며 사실상 '함정'을 파놓고 무고한 시민들까지 마구잡이로 연행했다고 강 의원 측은 주장했다.
주 청장은 또한 경찰 고위간부들에게 “중용한 것은 무전기로 하지 말고 전화로 하라”고 지시하는 등, 과잉 폭력진압에 대한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강 의원 측은 폭로했다.
강 의원은 이에 따라 "같은 달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철거 당시에도 주 청장이 상황실 CC(폐쇄회로)TV를 통해 모든 과정을 지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 청장은 이날 국감에서 "당시 일어난 상황을 축소해서 말을 하고 있을 뿐 경찰관에 대한 (시민들의) 폭행, 공공질서에 대한 심각한 피해 등은 말을 안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 청장은 또 강제해산 과정에서의 폭력에 대해서도 "불가피한 행위"라며 "경찰이 과잉진압행위를 조장한 불법적인 행동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인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이 시위 진압과정에서 토끼몰이식 과잉 진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주 청장은 시위를 하지 않은 시민들도 마구잡이로 검거토록 현장 진압 경찰에게 지시했다"고 매섭게 질타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주상용 청장은 물론 경찰 간부들의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가 분명하다"면서 "과잉 폭력진압을 진두지휘하고 무고한 시민을 마구잡이로 연행한 주상용 청장과 경찰 고위간부를 직권남용 및 폭력행위로 국민에게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