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중동 분쟁 등의 여파로 약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빚투' 열기는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3894억원으로 지난달 말(3624억원) 대비 27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신용잔고는 삼성전자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 신용 잔고는 9조7610억원으로 지난달 말(10조3230억원) 대비 5620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깜짝 실적으로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주 등을 선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시장보다 흔들림이 덜했다"며 "실적이 뒷받침되고 변동성 큰 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인식 등이 신용잔고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3.6% 하락했으나, 삼성전자 주가는 0.5% 상승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 상위 10개 종목 중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모두 신용잔고가 감소했다. 삼성전자 신용잔고가 전체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에서 4%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4분기 반도체주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나 그나마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보여 증시 조정 속에서도 반도체가 주도하는 국면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꼽으며, 특히 SK하이닉스가 반도체 HBM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내년에 관련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망이 밝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설비 투자를 늘리는 구간이 아니라 반도체 출하가 늘게 되면 소재 쪽에 수요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장비보다는 소재 관련 종목이 더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이 저점을 통과해 주가 역시 4분기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3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영업이익률이 삼성전자를 앞지르고, AI 중심의 하이엔드 메모리에 대한 수혜가 먼저 나타나고 있어 현시점에서 최선호주는 SK하이닉스로 꼽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