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내년 총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윤석열 대통령 앞에 켜진 빨간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 각종 지표가 위험 신호를 알리고 있지만, 대통령은 이에 대한 심각성을 감지하지 못하는 듯하다.
윤 대통령 지지율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갤럽 10월 3주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이후 30%를 기록하면서 반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부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3%포인트(p) 오른 61%로 나타났다. 대다수 지역과 연령에서 하락세를 보인 것도 모자라 여당 지지층과 보수층의 긍정평가도 내려갔다(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취임 이후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40%대를 오르내렸다. 때문에 '미니 총선'이라고 여겨졌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는 어느 정도 예견된 바 있다. 보선 참패로 수도권 위기론이 팽배한 가운데, 대통령 지지율이 마지노선인 30%로 나타나자 이준석 전 대표와 하태경 의원 등 당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경제 지표도 좋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건전재정' 기조로 간다는 방침이지만, 전문가들은 수입이 지출보다 적은 '불건전재정'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세 정책을 되돌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또다시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이달 21~25일 4박 6일간 사우디·카타르를 방문하는 대통령은 대규모 국내 경제 사절단을 동행하며 '세일즈 외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일정을 통해 '순방 효과'와 지지층 결집 등으로 잠시나마 '지지율 반등'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윤 대통령에게 닥친 저조한 지지율, 경제 위기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치'에 집중해야 한다. 독단을 지양하고, 일관된 경제 철학을 바탕으로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 지금 대통령에게는 산적한 위기를 타개할 국정 운영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독선과 아집만 보일 뿐이다. 대통령 무능으로 초래된 근본적인 문제들을 외면한다면 경제 위기 심화는 물론, 총선 필패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위기 탈출 해결사는 나라 밖이 아닌, 나라 안에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