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일제히 시민추모대회 참석…"진상 규명·특별법 제정 촉구"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여야가 일제히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및 여당 지도부는 추도 예배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렸고, 야 4당 지도부들은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희생자 추모 및 유가족을 위로하는 시간을 보낸다. 다만 여야는 진상 규명 및 특별법 제정에 있어 여전히 이견을 보이며 국회에서의 충돌을 예고했다.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추경호 부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함께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자리에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함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안타까운 참사의 사전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더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여당의 추도 예배 참석은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윤 대통령이 불참 의사를 밝힘에 따라 대신 이뤄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행사가 정치집회의 성격이 짙다고 판단했다며 지도부 차원 대신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의 개인 참석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등 야 4당 지도부는 '기억, 추모, 진실을 향한 다짐'을 주제로 2시간 동안 열리는 이날 추모대회에 대거 참석한다. 야 4당은 추모대회를 통해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정부·여당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태원 참사 원인과 책임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 6월 국회 본회의에서 야 4당의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특별법에는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구성을 비롯한 특별검사(특검) 수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국회에 이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야당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해당 법안의 처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여당은 주최자 불명의 행사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하는 '재난안전기본법' 개정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정조사 등이 이미 시행된 참사에 대해 특검 수사가 불필요하고, 특별법상 특조위 권한이 너무 넓고 피해자 대상이 불명확해 정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난안전기본법 개정안의 경우 여야 합의로 지난달 상임위를 통과했고, 무난하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역시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12월 본회의에 부의되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연말 다시금 여야의 강대강 충돌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