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싱보일러‧난방매트 등 가전으로 비용까지 감축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요동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에너지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너지 대란이 다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가 이스라엘‧하마스의 전쟁으로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제유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가전에 대한 관심도 상승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공개한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10월~12월 시기의 유가를 배럴당 평균 90달러(약 12만1860원)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가 둔화함에 따라 내년에는 81달러(약 9만9674원)까지 떨어지고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도 내년에 4.1%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확산돼 이란 등 주요 원유 생산국이 전쟁에 개입할 경우 제1차 오일 쇼크와 비슷한 수준의 공급 감소가 일어나면 석유 공급 차질로 국제 원유 가격이 최대 157달러(약 21만2578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미국의 공급량 조절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진 않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IEA)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77만3000배럴 증가한 4억2189만3000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50만 배럴 증가)보다 더 큰 증가 폭이다.
다만 가스 가격은 요동치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미국 뉴욕에서 천연가스 12월물 가격은 하루 만에 6.65% 오른 MMbtu 당 3.575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일 2.840달러에서 약 한 달 만에 25.8% 뛴 수치다. 중동 사태 직후 이스라엘 타마르 가스전 폐쇄, 발틱해 가스관 파손, 호주 액화천연가스(LNG) 공장 파업 재개 가능성 등 요인으로 인해 공급차질 우려가 심화됐다.
이러한 악재는 국내에도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가스와 전기의 경우 겨울철 난방의 핵심 요소로 꼽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4·5·7·10월 네 차례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MJ당 5.5원, 약 38.7% 인상했다. 지속되는 에너지 대란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 속 국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거주한 이 씨(31)는 “10평이 조금 넘는 작은 공간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올해 전기 및 가스요금은 작년보다 2배 오른 것으로 체감한다”면서 “혼자 거주한다는 특성상 에너지 비용에 대한 걱정이 적었지만, 이제는 해당 비용도 정확한 계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요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다가올 겨울철 난방가전도 비용 감축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전기와 가스 사용량을 절감하는 제품들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는 난방가전으로는 보일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보일러업계는 최근 콘덴싱보일러가 에너지 절감에 도움을 준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콘덴싱보일러는 92% 이상의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진 1등급 제품으로, 일반보일러 대비 최대 28.4%까지 가스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일반보일러의 열효율은 80%로 에너지효율 4등급을 부여받는다. 환경부에 따르면 콘덴싱보일러 사용 시 연간 44만원의 가스비를 절감할 수 있는데, 가스요금이 인상될수록 이 수치는 큰 폭으로 상승한다.
현재 신축 건축물에는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대기질 개선을 위해 콘덴싱보일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개별난방을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기존 보일러를 콘덴싱보일러로 교체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일러의 대용품으로 사용가능한 난방매트도 에너지 절감 키워드를 충족했다. 그간 난방매트 시장은 전기매트과 온수매트 등으로 나눠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카본매트의 등장으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카본매트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의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귀뚜라미에 따르면 2세대 온수매트와 비교할 때 전기요금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60W 저전력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여 하루 8시간 쓰면 한 달 전기료가 2400원에 불과하다. 기존 온수매트보다 높은 열전도율을 바탕으로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요금에 고심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제품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스 및 전기요금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실제 넓은 공간에 거주 중인 다인 가구에서는 올해 초 급증한 난방비와 직면한 바 있다”면서 “환경적인 요소가 난방시장을 좌우한 이전과는 달리 소비자의 절감 니즈와 맞춰진 제품들을 선보여 시장 내 활력이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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