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23]어느 때보다 뜨거웠다…핵심은 '다변화'
상태바
[지스타2023]어느 때보다 뜨거웠다…핵심은 '다변화'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11.19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MORPG에서 다양한 장르로 확장…콘솔 게임 출품작도 늘어
'비인기' 서브컬쳐 게임 주류 부상…IP 기반 작품도 다수 출격
장르·플랫폼 다각화해 새 재미 요소 부각…차별화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23'이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가운데 행사 이틀째인 지난 17일 행사 종료 10분 전인 오후 5시20분쯤 벡스코 정문 앞이 행사를 즐기고 있는 게이머들로 가득하다. 사진=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한반도를 꽁꽁 얼린 갑작스러운 한파에도 부산은 '지스타2023'을 찾은 게이머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가 전면 해제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데다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진 만큼 행사장은 전국에서 몰려든 게이머들로 온종일 붐볐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이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는 42개국, 1037개 기업이 참여해 3328개 부스를 설치했다.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19년 행사(3208부스)보다 120개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 행사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만큼 관람객 수도 2019년(24만4000명)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스타는 내년도 국내 게임업계의 청사진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자리로 통한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지스타에서 연말 혹은 내년 출시할 신작 게임을 게이머들에게 처음 선보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번 지스타를 통해 신작 흥행 가능성을 점검하고, 실적 개선 돌파구를 찾겠다는 목표다.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23'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행사 이틀째인 지난 17일 게이머들이 네오위즈의 자회사인 파우게임즈 부스에서 게임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올해 지스타에서는 '탈(脫)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현상이 지난해보다 더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국내 게임사들이 MMORPG가 아닌 다양한 플랫폼, 장르의 게임을 들고 나오면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그동안 하위문화로 여겨졌던 서브컬처가 주류로 부상했고, 슈팅·어드벤처·익스트랙션·퍼즐 RPG 등 장르 다변화로 이용자들이 즐길 거리가 풍성해졌다.

예년보다 콘솔 게임 출품작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실제 행사 기간동안 국내 게임사들의 시연 부스에서는 PC·모바일 뿐 아니라 닌텐도 스위치와 같은 콘솔 기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전 세계 유저 접근성을 높이도록 PC와 콘솔, 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게임’이 다수를 이뤘으며, 개발자들이 직접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소개하는 등 유저와의 소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진 건 엔씨소프트(엔씨)다. 엔씨는 이번 지스타에서 제각기 다른 종류의 작품 7종을 선보였다. 엔씨는 △슈팅 게임 'LLL'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역할게임(RPG) '프로젝트 BSS' 등을 PC·콘솔 기기로 체험할 수 있도록 시연 부스를 꾸렸다. 엔씨가 다양한 장르 도전을 통한 ‘탈 리니지’로 등 돌린 게이머들을 다시 유인하고, 실적 반등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참관객 고단비(20)씨는 "평소 초호화 그래픽과 빠른 스피드감이 돋보이는 슈팅 게임을 플레이해보고 싶었는데, 'LLL'은 기존 게임들과 어떻게 차별화됐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싶어서 왔다"며 "전체적으로 게임 장르가 이전보다 다양해졌다는 게 체감된다. 앞으로도 게이머들의 니즈와 트렌드 변화가 반영된 게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크래프톤도 현재 개발 중인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PC 신작 '인조이(inZOI)'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른바 ‘3D 심즈’로 불리는 이 게임은 언리얼 엔진 5로 제작해 현실 같은 경험과 높은 몰입감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장르로, 아직 개발 초기이지만 색다른 분위기와 재미 요소가 돋보인다"며 "크래프톤의 장르 확장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정식 출시되면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23'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행사 이틀째인 지난 17일 크래프톤의 '다크 앤 다커' 캐릭터로 분장한 코스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넷마블은 유명 지식재산(IP)을 재해석한 작품들과 서브컬처 중심 라인업으로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일본 만화 '일곱 개의 대죄'를 기반으로 만든 어드벤처 게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 대표적이다. 위메이드커넥트는 신작 서브컬처 게임 '로스트 소드'로 '스파클링 액션 RPG' 장르 개척 의지를 보였다. 웹젠 역시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라그나돌 △테르비스 등 3종의 코스프레 화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80부스 규모의 웹젠 부스는 서브컬처 게임 마니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위메이드는 야구 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을 선보였다.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야구 지식 관련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고 인기 야구 예능 '최강야구'의 정용검 캐스터와 김선우 해설위원을 섭외하는 등 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같은 추세는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MMORPG에서 벗어나 신규 IP를 활용한 장르 다양화와 새로운 게임성으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지스타에서 국내외 시장을 동시 겨냥한 신작들도 대거 선보인 만큼 글로벌 개척 잠재력도 미리 엿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성에 대한 공감대가 업계 전반에 형성돼 있는 상태다. 새로운 재미 요소를 부각함으로써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를 시도한 작품들이 많이 등장했다"며 "전체적으로 글로벌 시장이나 콘솔 게임 도전 의지가 강한 상황인데, 이러한 흐름은 사업 저변 확대와 맞물리며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통신·게임·포털·IT서비스 현장을 출입합니다.
좌우명 : 충심으로 듣고 진심으로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