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나헌영 기자 | 수원 권선동 성지아파트·한양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9월만 해도 밤 10시가 넘어으면 버스정류장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길이 무서웠다. 정류장에서 아파트까지 가려면 이마트 수원점 옆 인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매장 영업이 끝나는 밤 10시 이후에 가로등(이마트 운영)이 꺼지면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어두워졌다.
지난 9월 성지아파트 주민 홍OO씨가 수원시 새빛민원실을 찾아 “밤 10시 이후에 길이 너무 어두워져 범죄와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된다”며 “빠른 조치를 바란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홍씨의 딸은 밤늦게 귀가하다가 낯선 남자가 쫓아와 도망친 적도 있었다. 그 길로 다닐 때는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야 했을 정도로 어두웠다.
홍씨는 “지난 4월 수원시에 새빛민원실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 딸이 ‘한 번 도움을 요청해 보자’고 제안했다”며 “1년 전에도 민원을 넣었었는데, 잘 해결이 되지 않아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딸의 부탁에 못 이겨 새빛민원실을 찾았다”고 말했다.
홍씨는 새빛민원실 베테랑 공무원들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새빛민원실을 찾은 다음 날 이명구·박완재·임태우·홍승화 팀장과 이마트 수원점 관계자가 홍씨와 함께 야간에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이틀 뒤 관련 부서 공직자들이 현장을 점검했고, 이마트 수원점과 협의해 해결책을 마련했다. 이마트 수원점은 가로등을 보수하고, 자정까지 점등하기로 했다. 도시안전통합센터는 CCTV를, 권선구 안전건설과는 가로등 2개 추가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권선구 공원녹지과는 가로등 주변 가로수를 가지치기해 거리를 더 밝게 만들었다.
홍씨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민원을 넣은 이튿날 공무원 10여 명이 현장을 방문해 민원 내용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며 “이제 늦은 밤에도 거리가 밝아 딸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민원 해결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이마트 수원점 점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공직자로서 할 일을 했는데 거듭 ‘고맙다’고 해 주시는 민원인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관내에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점검하고, 시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