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2025년 AI 기술 글로벌 민간투자 규모 200조"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투자 한파로 벤처·스타트업이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AI 업계의 성장세가 돋보여 주목된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규 벤처투자금액이 3조196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조7822억원, 2분기 2조7091억원에 이어 3분기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벤처 투자 시장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년 대비 대폭 감소한 상태다. 3분기까지 누적 벤처투자 투자금액은 7조6874억원으로, 전년 동기 10조2126억원 대비 24.7% 적다.
앞서 중기부는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이 4조4000억원이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 줄어들어든 액수다. 중기부는 지난 2월부터 벤처캐피탈(VC) 업계의 투자 대상 기업 발굴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세계 각국이 차세대 산업으로 점찍은 바이오헬스 분야마저도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 투자 금액은 5961억 원으로, 전년도 상반기(1조3159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AI 업계는 유례없는 투자 호황을 맞이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이 생성AI 관련 기업에 지난 한 해 투자한 자금이 13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최근 5년간 해당 부문에 투자된 금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2025년에는 AI 기술에 대한 글로벌 민간투자 규모가 200조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의 조지프 브리그스, 드베시 코드내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에 대한 전 세계의 민간 투자는 2022년 919억달러에서 올해 1102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2025년에는 1584억달러로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 전했다.
현재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분야는 ‘의료AI’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인간중심AI연구소가 발간한 ‘AI 인덱스 2023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AI 분야는 '의료'였다. 해당 분야에는 61억달러의 투자가 집중됐다. 이어 △데이터 관리, 처리 및 클라우드 서비스가 59억달러 △핀테크 55억달러 △보안 부문 54억달러 △소매 부문 42억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또한 AI 분야가 한국 경제의 차세대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국내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많은 수의 AI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국내 의료AI 개발사인 루닛과 뷰노의 솔루션이 해외 병원에 도입되는 등 성과를 거둔 상황이다.
IT 시장분석·컨설팅 기관 인터내셔날데이터코퍼레이션코리아는 국내 인공지능(AI) 시장이 향후 5년간 매년 평균 14.9%씩 성장해 2027년 그 규모가 4조4636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양한 산업에서 AI 채택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IT강국 특유의 디지털 기술과 산업 기술의 융합이 관련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에서는 △하이브리드 IT 환경의 보안 위협 관리 △증가 추세인 데이터 처리 및 보호 수요 △AI/ML 모델 관련 IP를 개발하기 위한 신규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성적인 인재 부족이 국내 AI업계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았다. 강남의 AI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AI 경쟁에 가세하면서, 그나마 남은 인재들도 스타트업 업계를 이탈하는 상황”이라며 “대기업이 키운 인재가 벤처를 창업하는 것이 보통인데, 요새는 벤처가 키운 인재가 대기업으로 간다. 새로운 인재가 나올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이상, 업계는 인력 부족에 시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