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도 큰 주택사업 부진 속 '분양불 계약' 숙제로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코오롱글로벌이 비주택 사업부문에서 광폭 횡보를 보이고 있다. 수처리 및 풍력발전 분야에서 사업 모델을 다지면서 해외 시장 진출도 꾀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침체로 인해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건설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코오롱글로벌 또한 실적 및 재무구조 면에서 부담을 안은 가운데 발빠른 체질개선이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사업 관련 주민 상생형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풍력발전사업은 공기(工期)가 짧지만 주민 수용이 필요해 인허가 절차가 까다롭다는 난점이 있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분을 매입하는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풍력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EPC(설계·조달·시공) 위주인 다른 건설사와 달리 발전소의 운영 및 지역주민과의 이익 공유가 가능하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태백 가덕산의 경우 1단계로 시작했으나 운영 수익 환원 등으로 2·3단계도 진입해 달라는 주민 요청이 있었다"며 "준공 이후를 기약할 수 없는 EPC 대비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전자공시와 IR보고서를 보면 코오롱글로벌이 운영·시공·개발 중인 풍력 파이프라인 22개 사업장은 약 692MW(메가와트) 규모다. 이와 별개로 19개 프로젝트에 대한 개발을 추진하는 등 국내 1위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에는 9월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400MW)의 허가를 취득했다. 육상 풍력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신규 발주가 기대되는 해상 풍력 시장에 진출 중이다.
다른 비주택 분야에서는 대기업과의 합작이 주목된다. 삼성전자 고덕폐수4차(1371억원)과 SK하이닉스 광역상수도2단계(295억원)과 더불어 KT&G 카자흐스탄 신공장 공사(612억원)등을 신규 수주했다. 수처리 사업 노하우와 자국기업의 해외 진출을 교두보 삼아 국내외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전략은 신규수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비주택 신규 수주는 1조1630억원이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동기 36%에서 57%로 크게 늘었다. 특히 환경·플랜트·해외 부문이 6314억원으로 1년 새 219% 성장했다.
◇실적 부진 및 차입금 부담은 숙제로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자동차 부문 인적분할로 인해 포트폴리오가 주택 사업에 치중된 상태다. 풍력 및 수처리를 통한 사업 확대로 장밋빛 전망을 품고 있지만, 현재로선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주택 부문 비중은 70%로 높다. 이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92억원으로 69.1%, 당기순이익은 35억원으로 91.6% 급감했다. 매출액은 624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3% 늘었다. 상사 및 스포렉스, 자회사의 매출은 증가한 반면 건설 부문에서 소폭 감소했다.
원가율이 1년 새 84%에서 92%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 특히 금융비용이 129억원으로 152.9% 급증했다.
차입금의존도가 높은 점도 지목된다. 당초 코오롱글로벌은 자동차 부문을 인적분할함에 따라 재무 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입차를 사고팔면서 발생하는 매입 채무가 회계상 차입금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59.3%에서 올해 3분기 287.6%로 낮아졌다.
그러나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16.4%에서 올해 3분기 32.9%까지 높아졌다. 분양 성패에 따라 공사비 회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는 분양불(분양 수익으로 공사비를 지급받는 방식)이 많은 탓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시기 금융 비용 부담은 경영 안전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코오롱그로벌 관계자는 "대부분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일반 분양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는 사업이 완료되면 자연히 해소되는 부분"이라며 "선제적으로 분양 수주를 관리하고 부동산PF 리스크에 대응해 온 만큼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