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심화에 지속되는 내수 부진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에 대해 “현재 구조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향후 5년간 저성장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출산·고령화 심화 등 사회구조적 문제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헤럴드 핑거 IMF 미션 단장은 “장기적인 성장을 촉진하고 고령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구조 개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4일 ‘중국 성장구조 전환과정과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경제의 중간재 자립도가 높아지고 기술경쟁력 제고로 경합도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 같은 성장구조 전환이 부동산 투자 위축,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을 초래해 중국 내에서 성장에 따른 수입유발효과도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0년 중국 내 소비, 투자, 수출 등 최종 수요의 수입유발계수가 2017년보다 하락했고, 같은 기간 최종 수요가 한국의 부가가치를 유발하는 비중도 소폭 축소됐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눈에 띄게 줄었다. 대중 수출액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1140억달러로 총 수출금액(5751억2000만달러)의 19.8%로 집계됐다. 2004년(19.6%) 이후 1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을 제외한 대중 수출 비중은 더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수출시장 다변화로 대응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술개발을 통해 수출품의 대외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대안도 시급하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034건으로 작년 전체 신청 건수(1004건)를 이미 넘어섰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에서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파산 직전 기업이 빠르게 회생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 구조개선(워크아웃) 제도를 2026년까지 3년 연장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기촉법은 지난 10월 15일 5년 일몰 기한이 도래해 효력이 상실됐다가 이번에 재입법됐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복합 위기가 지속되다보니 한계기업은 계속 늘어나고, 중소기업의 부채는 1000조에 달하는 데다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라며 “결국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은 필요하겠지만 일시적인 한계기업을 무조건 정리해버리면 산업의 밸류 체인에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이 쓰러지면 실업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실장은 “내수시장은 계속해서 줄고, 결국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