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 대선 여론조사…트럼프, 바이든에 우세
‘ABB’로 IRA 폐지 가능성…K-산업, 불확실성 고조
美 우호국과 공급망 강화…대외전문가 영입도 나서
‘ABB’로 IRA 폐지 가능성…K-산업, 불확실성 고조
美 우호국과 공급망 강화…대외전문가 영입도 나서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트럼프 2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바이든 정부의 핵심 친환경 정책 폐지를 공언한 만큼 국내 산업계의 글로벌 전략이 ‘안갯속’으로 치닫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역대 대선에서 ‘경합주’ 조지아와 미시간에서 11월 29일∼12월 7일 각각 1000명 이상의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전화와 온라인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다. 앞선 2020년 대선에서 모두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우세로 돌아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ABB(Anything But Biden·바이든 정책만 아니면 된다)’를 앞세우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현실화되면 대표적인 바이든 친환경 정책인 IRA 폐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자동차산업 근로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영상을 “대통령이 된다면 바이든의 전기차 정책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산업계도 이러한 ‘트럼프 2기 리스크’ 대응을 위해 글로벌 대외협력 역량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외협력 조직 수장에 외교통상부 출신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 김원경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 팀장을 선임했다. 현대자동차는 성 김 전(前) 주한 미국대사를 자문역으로 영입했다. SK그룹도 주요 글로벌 경제블록 별 조직 구축과 그룹 차원의 솔루션 패키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들과의 해외 공급망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은 1조원을 투자,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ASML은 최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요한 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한국과 최첨단 반도체 장비 강국 네덜란드가 ‘반도체 동맹’을 강화한 것이다. 한·일 경제 협력 확대도 거론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도쿄포럼 2023’에서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이제 단일 글로벌 시장의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한일 경제연합체를 구성해 글로벌 분열 위기 상황을 돌파하자”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