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 내달부터 본격화...은행권 손실 추정액 3~4조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홍콩에이치(H)지수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이 확실시 되면서 이를 판매한 은행권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당국이 판매사에 대한 투자자 보상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특히 은행들이 해당 상품을 60대 이상 고령자에게 대거 판매했다는 점에서 배상으로 인한 자체 손실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융감독원은 홍콩에이치(H)지수 추종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사에 대한 현장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당국은 투자자 보상안을 검토 중인데 이 상품이 가장 많이 팔린 은행권이 가슴을 조리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일부 은행의 불완전판매 사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의 H지수 추종 ELS 판매잔액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15조8860억원으로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규모는 9조2000억원이다. △KB국민은행(4조7730억원) △NH농협은행(1조4830억원) △신한은행(1조3770억원) △하나은행(7530억원) △우리은행(250억원) 등의 순이다. 내년 상반기만 만기 도래 물량이 9조2000억원에 달한다. 원금 손실이 확정되면 은행권 손실 추정액은 3조~4조원대 이를 것으로 보인다. 홍콩H지수는 21일 기준 5619.91에 마감했다. 지난 2021년 2월에는 1만2000선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당해 10월 5000선이 깨졌다. 현재는 5000선 박스권에 갇혀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양책의 시차를 고려하면 가파른 경기 반등은 어렵다”며 “홍콩 은행 간 금리(HIBOR)도 상·하단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H지수는 연내 제한적 등락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내년 상반기 만기 ELS의 98%가 손실가능구간에 접어들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고객 예상 손실액이 최대 2조원대 후반이더라도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낮아 배상 비율이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적용된 배상기준안을 보면 배상비율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당국은 배상비율의 하한선은 40%, 상한선은 80%로 설정했다. 판매사의 판매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이행 여부 등 따라 기본 배상비율은 20~40%로 정해졌다. 여기에 투자자의 특징에 따라 배상 비율이 가감됐다. 고령자, 은퇴자, 주부 등에게는 배상비율 5%포인트가 더해졌고 금융투자 상품 구매 경험이 3회 초과일 때는 5%포인트 차감됐다. 투자규모가 5억원 이상일때도 10%포인트 뺐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