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리스크 없을 것"… 지분·자산매각 풀 '1조6400억원 이상'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건설·금융업종과 채권시장 내 단기적 파장은 불가피하지만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채권단 400여곳을 추려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를 보냈다. 현재 파악된 태영건설의 직접 차입금은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80곳에 총 1조3007억원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전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스템 리스크는 물론이고 시장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당국이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긴 했지만, 그것이 개별기업들을 ‘줄줄이 사탕’으로 손대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며 “줄도산이 아니라 자기 책임 하에 곪은 부위를 수술하겠다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필요시 도움을 주면서 진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존 정책을 통해 건설사들이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 의지를 감안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의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단기적으로 금융업‧건설업 크레딧 및 PF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태영건설 차입금·사채의 대주단들과 태영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PF 건들에 대해 자금 보충 확약 등 신용공여를 한 금융권들의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태영건설 측의 자구안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현금화할 수 있는 수단은 많다”며 태영건설과 대주주 티와이홀딩스의 지분 및 자산 매각 풀을 1조64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그는 “SBS 관련 지분 처분 금액을 포함하면 2조300억원까지 마련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50% 미만”이라며 “태영건설 시행 지분은 장부가만 반영했으며 대주주의 사재 출연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에 실제 매각 풀은 1조64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강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오는 4월에 있을 총선 이전에 시행될 것이라며 “정부의 대응 방안대로 워크아웃이 질서 있게 진행된다면 잠깐의 고통이 시장 회복을 빠르게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