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우려 속출···회복 후 '병상 정치' 전망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피습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에서 장기 이탈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라는 악재를 만난 것이다. 민주당은 "준비에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총선 컨트롤타워'가 가동을 일시 멈춘 만큼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4일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술한 다음날 병실로 이동해 순조롭게 회복 중"이라면서도 "수술 부위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전 등 합병증으로 인한 다른 장기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의료진 설명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회복 중에 있으나 당분간 극도의 안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총선 영입 인재인 강청희 전 의사협회부회장은 전날 수술 경과 브리핑에서 "초기 매우 위중한 상태에 놓였으며 천운이 목숨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당분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총선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민주당은 당분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대표의 공석에도 당 운영을 차질 없이 이뤄내겠다"고 결의했지만, 공천 실무 과정에서 이 대표의 직접 결제를 요하는 상황이 많아 기존 일정을 그대로 지키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총선 과정 중 대표 결제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 최고위원회에서 어떻게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일단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항 위주로 업무를 보지 않겠나"라고 바라봤다. 의사 출신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에서 "최소 2주 이상 총선 일정이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대표 장기 공백 예상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각종 이슈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컨트롤타워인 대표의 부재가 길어지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좋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지 않느냐"며 "이 대표의 부재가 길어서 좋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당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원 기간 병원에서 당무를 보는 '병상 정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단식으로 쓰러져 입원한 16일 동안에도 병상에서 당무를 보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 공백과 관련, '당분간 (대표 권한)대행을 세우는 것이냐'는 질문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