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통街, ‘빅블러 현상’ 속 무한 경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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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유통街, ‘빅블러 현상’ 속 무한 경쟁 시대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1.09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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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심리 위축 속 옥석 가리기 ↑
온·오프라인 업체 경계 허물어져
지난 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빅블러(업종‧서비스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 시대를 맞이한 유통업계가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후반대 그칠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데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져 업종을 넘은 경쟁이 예상된다.

9일 LG경영연구원의 ‘경영인을 위한 2024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상반기 1.9%·하반기 1.7%)로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는 다른 민간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리서치센터 대비 낮은 전망치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올해 전망치(2.1%)와 비교해도 0.3%포인트 적은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1.5%), 건설투자(-0.6%), 수출(2.1%), 수입(0.5%) 성장률이 지난해를 모두 (1.8%·2.3%·2.2%)를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설비투자(-0.3%)는 감소폭이 지난해(-0.6%)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LG경영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으로 금리를 조기에 크게 낮추기도 어렵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 경제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2년 연속 2% 경제성장률에 미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역시 올해 업황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소비시장 전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소매시장은 전년 대비 1.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겨울철 강추위에 독감이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들의 외부활동 감소 우려도 커져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처럼 대내외 환경 악화 속 수익 창출이 절실해지자 기업들은 서비스·업종 경계 허물기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업체간 경쟁, 온라인 플랫폼간 경쟁했던 풍토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미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을 평정하고 전통 유통공룡인 신세계 및 롯데에 맞서 명품, 생필품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한편, 오프라인 H&B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CJ올리브영도 온라인 영역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오프라인 사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플랫폼 또한 국경을 넘어 한국 시장을 넘보고 있다.

유통업체 사이 절대 강자가 출현하지 않은 만큼,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 전체에서 옥석가리기가 격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602조원대로 추산된다. 이마트 포함 신세계그룹(5.1%), 쿠팡(4.4%), 롯데(2.5%)의 점유율을 모두 더해도 12%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이 심화된 반면, 부대비용은 증가하고 있어 한정된 수요를 일찌감치 흡수하기 위해선 업종을 뛰어넘는 차별화는 필수”라며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들간 옥석 가리기 또한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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