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부터 물류까지…인수합병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속도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가 정체기와 과포화기에 직면하자, 신규 활로 모색에 나섰다. 기존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발휘할 바이오, 단백질RTD, 웰빙간식, 케어푸드 등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인수합병(M&A)을 통해서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현재 해양 생분해 소재 PHA와 CJ바이오사이언스 중심의 레드 바이오 사업 등 미래 신수종사업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2022년 FNT 사업부문을 출범시키고, Wellness 식품소재, 영양, 대체단백, 배양단백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제과회사’에서 나아가, 바이오 전문기업으로 정체성을 확대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2022년 말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회사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사업 분야는 의약품, 식품원료 개발·판매 등이다.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 등 신규 유망 기술을 지속 발굴해 바이오 분야를 다각도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급식업계는 수익 모델 다각화의 일환으로, 잠재 수요가 높은 ‘컨설팅’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단순 식재 공급 서비스를 넘어, 식자재 조달부터 고객사 관리까지 벨류 체인 전반을 사업화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단 복안이다. 솔루션 사업은 최근 고물가에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단체급식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고객사 추가 확보 효과를 꾀할 핵심 키로 떠올랐다.
M&A를 통해 효율적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진출을 염두한 분야와 관련해 이미 사업 노하우와 생산기반을 구축한 유망 기업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최근 가장 이목을 끈 빅딜은 계육 및 가공식품 전문회사 하림의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인수다. ‘닭고기 기업’ 이미지 탈피 및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정체성 확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식품온라인 유통사업, 스마트그린물류‧복합유통사업을 연계해, 벨류 체인 전반을 사업화함으로써 외부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내겠단 전략이다.
대상은 미국 식품업체 ‘럭키푸즈’를 품고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추가 확보했다. 럭키푸즈는 아시안 식품 전문회사로, 대표 브랜드 ‘서울’ 김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 스프링롤, 소스 등을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어, 대상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대상은 이번 럭키푸즈 인수를 통해 코로나 이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달성한 서울 김치의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공장의 자동화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hy(전 한국야쿠르트)는 사명까지 바꾸며 종합유통기업으로 재도약했다. 물류 부문에선,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인수로 단기간 경쟁력을 강화했다. 업계 유일무이한 ‘프레쉬매니저’라는 배송 역량에서 나아가, 매쉬코리아의 물류시스템까지 결합해 ‘라스트마일 서비스’ 강자로 발돋움했단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부터 인구감소, 인플레이션, 세대교체 등 주력 사업의 기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내외 변수는 지속 존재해 온 만큼, 기업들의 신사업 발굴은 오랜 기간 준비 기간을 거쳐왔다”며 “기술적 진보와 한류 등 신수종 사업에 투자를 늘리기 적기로, 중장기 수익 발판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 보폭 및 기업 정체성 확대에 적극적인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