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 안보리서 문제 제기할 것"…露 답변 거부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한국을 포함한 48개국 외교장관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 49명이 북한의 러시아 탄도 미사일 수출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9일(미국 현지시간) 49개국은 이 같은 내용의 '북러 탄도미사일 이전 관련 공동성명'를 통해 북러 간 탄도 미사일 거래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북한산 탄도미사일 사용을 "가능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양국 간 군사 거래가 우크라이나인의 고통을 증가시키고, 러시아의 침략전쟁을 지원하며, 세계적인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고 규탄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사용한 것은 또한 북한에 귀중한 기술적, 군사적 통찰력을 제공한다"며 "우리는 이 협력이 유럽,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에 미칠 안보적 함의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49개국) 정부들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이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다른 무기 및 관련 물자와 함께 탄도미사일을 북한에서 러시아로 이전한 것은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런 수출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것이 무엇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가 관련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이를 위반하는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성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무인기를 날려 보내는 가운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기 위해 계속 함께 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유일한 길인 외교로 돌아오라는 수많은 진지한 제안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근래 러시아에 수십발의 탄도 미사일과 복수의 발사대를 제공했으며,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받은 탄도 미사일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사용했다고 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지난 6일 북한산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으며, 이 중 최소 한 발이 하르키우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러시아가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북한산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고 발표한 이후 또다시 북한산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의 공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커비 조정관은 미국이 1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탄도미사일 이전과 같은 북러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에 군사장비를 지원할 수 있게끔 미 의회가 추가 안보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의 이 같은 북한 미사일 사용 의혹 제기에 대해 "논평 없이 넘어가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