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재표결 및 이태원 특별법 '尹 거부권' 최대 쟁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극한 대립을 지속하면서 1월 임시국회도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재표결 시점과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야당이 '3국조(채 상병 순직 사건·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오송 지하차도 참사 사건 국정조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여야 간 대치는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15일부터 내달 28일까지 1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기로 합의했다. 본회의는 오는 25일과 다음달 1일에 각각 열린다. 쌍특검법과 이태원 특별법 등 여야 간 쟁점이 산적한 만큼 1월 임시회에서도 대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여야는 쌍특검법 재표결 시점을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쌍특검법은 야당 주도로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이 지난 5일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공은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쌍특검법 처리를 총선용 이슈로 끌고 가기 위해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며 재표결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그간 신속하게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역시 총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 아니냐며 맞받아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배우자 비리에 대통령 권한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재표결 여부보다 법적으로 타당한지 규명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는 재표결 시 좀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의 경우 재표결 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사실상 야당만으로 재의결이 어렵다. 여당 내 이탈표가 필요한 만큼 향후 국민의힘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재표결을 미루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태원 특별법도 쟁점 중 하나다. 해당 법이 지난 9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놓고 여야 간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태원 특별법이 의결되자 야당을 향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하려는 목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은 유가족 아픔과 국민 요구를 수용해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대통령실은 해당 법안 통과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앞서 거부권 행사 의지를 적극 표명한 다른 법안과 달리, 관련 부처 등 의견을 고려하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태원 참사가 159명의 많은 사망자를 낸 사건인 데다, 배우자 비리 의혹과 관련된 쌍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인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이 추진을 예고한 '3국조'도 뇌관이다. 민주당은 1월 임시회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오송 지하차도 참사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국회 본회의가 열린 지난 9일 오전 민주당 소속 한준호·도종환·김병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당을 향해 '3국조' 추진을 요구했다. 총선 전 윤석열 정부 실정을 부각시키고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밖에 이미 데드라인을 넘긴 선거구 획정 문제와 비례대표 선출 관련 선거제 개편도 여야 간 갈등의 불씨다. 특히 비례대표 선출 방식의 경우 국민의힘은 병립형 회귀를 당론으로 정했지만, 민주당의 경우 의견이 엇갈리면서 합의가 요원한 상황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는 선거일 1년 전에 국회의원 지역구를 확정해야 한다. 선거구 획정 작업 시한은 작년 4월 10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