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킬러 상품 발굴, 업종간 경계 돌파, 인수 정책 등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사세 확장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성장률은 2021년 20%대에서 2022년 10%대로 반토막이 난 이후 지난해 3분기에는 한 자릿수까지 급감했다. 이와 함께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투자 심리 위축 및 중국 플랫폼의 한국 시장 영향력 확대 등 대내외적 변수가 맞물리면서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유통 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지자 선택과 집중에 기초한 적재적소 투자를 통해 카테고리 킬러 상품 발굴, 업종간 경계 돌파, 인수 정책 등을 추진한다는 심산이다.
먼저, 주요 이커머스 업체는 신선식품·공산품·생필품 등을 취급·판매해 수익을 마련했던 것과 달리, 명품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는 모습이다. 명품 고마진 상품이면서 충성 고객을 확보 가능한 사업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국내 명품 시장의 경우 소비층이 더욱 저변화되고 두터워지고 있다. 명품을 최초로 접하는 시기가 MZ세대로 앞당겨지는 등 명품 대중화 바람이 거세다.
SSG닷컴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 처음으로 글로벌 럭셔리 이커머스 플랫폼 ‘네타포르테’의 해외직구 공식 브랜드관을 구축했다. SSG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사이트 내 국내 소비자 유입 증가세를 감안해 육스 네타포르테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2022년 7월부터 보증, 배송, 사후관리까지 고객이 명품을 구매하고 즐기는 전 과정에 특화 서비스를 융복합한 원스톱 명품 플랫폼 ‘SSG 럭셔리’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은 6500억원을 쏟아부어 글로벌 명품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전국 30개 지역에 자리잡은 100여개 물류센터를 활용한 로켓배송 서비스를 명품 판매에도 이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7월부터 쿠팡은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열고, 정품 인증 명품 화장품을 새벽배송을 진행했다.
무신사는 빅블러(업종‧서비스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점포를 올해 30개까지 설치해 온라인에서 얻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무신사 편집숍의 경우 홍대, 대구, 성수(올해 개장 예정) 등 3개 지점 운영을 토대로 확장 여부를 검토한다.
싱가포르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큐텐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 티몬·인터파크쇼핑·위메프를 차례로 손아귀에 넣은 가운데, 줍줍 행보가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큐텐은 지난해 11번가 매각을 놓고 모회사인 SK스퀘어와 줄다리기를 이어왔으나, 세부조건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최종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 11번가가 강제매각 수순을 밟게되자 인수 가능 업체 후보로 다시 물망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시장 성장세 둔화, 경기 침체, 경쟁 악화 등 난관이 수두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은 기존 강점을 고수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를 찾아 수익 모델로 만드는 데 골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