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이었어?"…대작 부재에 韓시장 뚫는 외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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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이었어?"…대작 부재에 韓시장 뚫는 외산 게임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4.01.22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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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커 키우기·라스트 워 등 中 게임 흥행…다양성 내세워 국내 시장 침투
지난해 7월 이후 국산 대작 없고 공백기 길어져…MMORPG 편중도 한몫
국내 기대작 현재로썬 無…상반기 국내-해외 게임사 시장 경쟁 치열할 전망
중국 조이나이스게임즈의 방치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가 22일 기준 구글 플레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사진=구글플레이 캡처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쏠림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대작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중국을 비롯한 외국산 게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산 게임들이 다양한 장르와 콘텐츠 완성도를 내세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을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기준 중국 게임사인 조이나이스게임즈의 방치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가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이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톱 10위에 오른 게임들을 살펴보면 ‘버섯커 키우기’를 비롯해 △5위 라스트 워: 서바이벌(중국) △10위 로얄 매치(튀르키예) 등 총 3개다. 특히 11위부터 15위까지는 모두 해외 게임이 싹쓸이했다. △11위 WOS:화이트아웃 서바이벌(중국) △12위 명일방주(중국) △13위 데블M(중국) △14위 로블록스(미국) △15위 브롤스타즈(핀란드) 등이다. 이 중 ‘로얄 매치’와 ‘브롤스타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산 게임이다.

반면 국산 게임은 △2위 리니지M(엔씨소프트) △3위 오딘:발할라 라이징(카카오게임즈) △4위 리니지W(엔씨소프트) △6위 리니지2M(엔씨소프트) △7위 뮤 모나크(웹젠) △8위 나이트 크로우(위메이드) △9위 승리의 여신:니케(시프트업) 등 7개 작품에 그쳤다. 매출 상위 15위를 국산 게임과 외국산 게임이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상위권에 오른 외국산 게임의 공통점은 비(非)MMORPG 장르다.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수집형 액션 RPG, 슈팅, 전략 시뮬레이션 등으로 다양하다. 국내 게임시장이 리니지 라이크의 MMORPG로 편중된 가운데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며 발생한 '빈틈'을 공략한 것. 실제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에 오른 국산 게임들 중 6개는 MMORPG 장르다.

대작 부재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동안 론칭된 작품들 중 양대 마켓 인기 1위를 차지한 기대작들은 다수 있었지만, 상위권에 안착한 게임은 극소수다. 통상 개발 기간 등으로 매달 국산 대작이 나타나기 어려운 구조 탓에 ‘신작 공백’이 발생하는데, 앞선 기대작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공백기가 길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0.9% 감소한 9조39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콘텐츠산업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게임산업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며 11개 콘텐츠산업 분야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 사이 중국 게임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중국음수협게임공단이 발표한 '2023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게임의 해외 매출 중 한국 지역 비중은 약 8.18%로 미국(32.5%), 일본(18.9%)에 이어 세 번째로 가장 높았다. 2022년과 비교하면 1.21%포인트(p) 증가한 규모다.

이렇듯 중국을 비롯한 외국산 게임의 성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게임사의 흥행 기대작 출시가 예고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외국 게임사의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최근 글로벌 공략을 위해 다변화 전략과 체질 개선 등에 나섰지만, 최소 올해 2분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반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둘러싼 국내 게임사와 외국 게임사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가 처한 가장 큰 문제는 매출 저하와 글로벌 시장 경쟁력 약화 우려"라며 "국내 게임 결제액이 계속해서 역성장을 거두고 외산 게임 침투율도 높아지면서 주요 신작 출시 전까지 국내 게임사 매출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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