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자체캐릭터’…수익성 높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인구절벽과 내수 시장 정체로 성장 한계를 느낀 유통업계가 생존을 위해 자생력 확보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가성비에 품질을 올린 자체개발브랜드(PB)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마케팅 효과는 크지만 저비용 투자가 가능한 ‘자체캐릭터’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고물가 여파로 불황형 소비 경향이 강해지자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일제히 PB상품을 앞세워 초저가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마트는 PB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피코크’ 상품을 늘릴 예정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PB브랜드 노브랜드는 지난해 약 1조3500억원의 매출을 냈다. 2015년 출시 이후 매년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 라면 등 면류(22%), 과자류(20%), 보디워시, 클렌징폼을 비롯한 생활용품(18%) 등 다양한 상품군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지난해 PB상품 수출액도 전년 대비 37% 늘어난 374억 수준까지 확대됐다. 액수의 80% 이상은 노브랜드가 차지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오늘좋은’과 ‘요리하다’의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롯데마트의 PB상품 수출 실적 역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2022년 전년 대비 30% 오른 데 이어 지난해도 5%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만 3개의 PB를 통해 700여개 신상품을 내놓은 홈플러스는 올해 30~40개의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9월부터 몽골 ‘서클(CIRCLE)’ 그룹이 운영하는 울란바토르 지역 ‘오르길(ORGIL)’, ‘토우텐(TOUT’EN)‘ 14개 매장에 PB상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CU의 초저가 PB ‘득템시리즈’ 역시 판매량이 제조사브랜드(NB) 상품을 제치고 카테고리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자체 PB상품을 넘어 타사의 PB상품 특화 브랜드 매장을 론칭하며 고객 유입에 나선 상태다. CU는 최근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와 손잡고 ‘CU 컬리 특화 편의점(CU 타워팰리스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GS25도 슈퍼마켓의 초저가 PB 리얼프라이스를 새롭게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GS25는 연말까지 30여종의 편의점형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개발해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글로벌 본사 PB를 들여와 국내에 없던 상품 구색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PB브랜드는 해외 시장 안착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실제 한국 PB상품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매출 효도 상품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PB상품과 함께 ‘자체 제작 캐릭터’ 열풍도 거세다. 캐릭터 굿즈가 새 수익원 역할을 하는 데다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이 2002년 선보인 가상 신입사원 스토리에 등장한 티베트 여우 캐릭터 ‘무무씨’ 관련 굿즈의 누적 판매량은 1년만에 100만개를 돌파했다. 지난달 말 서울일러스트페어에서 ‘무무씨네 편의점’이란 콘셉트로 꾸민 부스에는 4만명이 넘게 찾았다.
CU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캥거루 캐릭터 ‘케이루’와 북극곰 ‘브니’를 개발해 PB상품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원숭이 캐릭터 ‘원둥이’를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의 ‘벨리곰’은 국내 캐릭터 열풍을 선도하며 독자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2년 3월 탄생한 벨리곰은 스포츠웨어, 베이커리, 팝업스토어 등 기업 컬래버를 통해 이색 굿즈들을 내놓고 있다. 벨리곰은 두바이, 뉴욕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유명한 캐릭터와 협업할 경우 유통회사는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회사에 제휴 사용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유통업계가 자체 개발한 캐릭터는 IP 관련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며 “유통업계의 자체 캐릭터가 흥행하면 그 자체로도 돈이 되지만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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