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병립형·연동형 비례제 등 놓고 내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개혁연합신당이 '비례연합정당' 출범 시한을 1월 말로 정하고 더불어민주당에 결단을 촉구했지만, 민주당 내부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현재 당내에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당 안팎 비판과 갈등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던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별다른 논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총에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 김영배 의원이 선거제 개편과 관련한 현황을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지금 상황으론 당론으로 정하냐, 마냐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도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 개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선거제 개편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병립형 비례제 주장도 나왔으나, 합의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등을 놓고 의견이 갈리면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당내에서는 준연동형 비례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대다수지만, 지도부에서는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병립형 비례제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총선은 최대 의석 확보를 위한 총력전이다. 자선사업이 아니다"며 준연동형 비례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의원 80명은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병립형 퇴행은 윤석열 심판 민심을 분열시키는 악수(惡手) 중의 악수"라며 연동형 선거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이날 참여한 의원 수는 민주당 164명 중 절반가량이다.
당내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에 대한 절충안도 나오고 있다. 임혁백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대신 30%를 소수정당 몫으로 배분하는 방식'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혁연합신당이 못 박은 결단 시기는 다가오고 있다. 앞서 용혜인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체 공동대표는 지난 22일 민주당을 향해 빠른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용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늦어도 1월 말에는 제 정당과 정치세력,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범민주진보진영의 큰 승리를 향한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고 함께 선언할 수 있도록 힘써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피력했다.
현재 이재명 대표는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이 대표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시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민주당이 병립형과 준연동형 비례제 중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이에 따른 후폭풍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병립형으로 회귀한다면 대선 공약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준연동형 유지로 가닥을 잡는다면 위성정당 난립 우려 등이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