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이달 중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한다.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 해소의 일환으로 상장사들에 주가순자산비율(PBR) 목표치 등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 등이 권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확정할 방침이다. 발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에서 기업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를 시가총액ㆍ업종별로 비교공시하고,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반영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한 바 있다.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공시와 관련해서는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상장사들이 개별적으로 PBR이나 ROE 목표치가 포함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겨우 도교증권거래소가 지난해 3월 주당순자산가치가 1 이하인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개발 상장기업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공표한 상장사는 프라임시장 1656개사 중 39.9%인 660개사였다.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별도 지수 도입 방안도 관전 포인트다. 지수가 도입되면 지수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종하는 기관이나 연기금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일본 공적기금(GPIF)과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 2014년부터 ROE가 높은 상위 400개 기업을 편입해 만든 닛케이 400지수를 벤치마크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 체질개선 사업의 일환이다. 국내 증시의 PBR이 선진국(3.10배)보다 월등히 낮은 1.05배에 그치는 등 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가 시급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공매도 금지 조치를 발표했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 등으로 주식 시장의 수급 여건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추가적인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인수합병(M&A) 시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의무공개 매수 제도를 도입하거나, 상속세율을 완화해 문제로 대주주가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업 가치 제고 방안으로 많이 활용되는 자사주 소각 유도를 위해 경영권 방어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