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대출규제가 무색한 듯 1월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3조4000억원 늘어났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98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3월까지 줄곧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작년 4월(2조3000억원 증가) 반등한 뒤 10개월 연속 불어나는 추세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55조3000억원)이 4조9000억원 늘었다. 1월 기준으로 2021년 1월(5조원 증가) 다음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41조9000억원)은 1조5000억원 줄었다. 추명삼 시장총괄팀 차장은 “시장금리 하락이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진 데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단 지난해 주택거래 감소 추세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4조9000억원)이 작년 12월(5조1000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서는 관망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추 팀장은 “최근 집계된 1월 주택거래량이 전월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며 “보통 주택거래량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계속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동일한 추세가 나타났다. 은행과 2금융권을 포험한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8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10개월 연속 증가세로 증가 폭도 전월(2000억원)보다 소폭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4조1000억원 증가)이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했고, 기타대출(-3조3000억원 감소)의 경우 감소세가 이어졌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3조4000억원 늘었지만, 2금융권에서는 2조6000억원 줄었다. 특히 상호금융권(2조5000억원 감소), 보험업권(5000억원 감소) 감소 폭이 컸다. 금융당국 측은 “1월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소폭 확대됐지만 작년 하반기 월평균 증가액(3조8000억원)의 1/4 수준”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부터 실시한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플랫폼, 신생아 특례대출 등 금융정책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큰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은 측은 “기존 대출의 갈아타기가 많기 때문에 아직 대출 총액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