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오는 22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가준금리 결정을 논의하는 가운데 9연속 동결이 유력시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이번 금통위에서도 현재 금리 3.50%를 유지할 거란 전망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3.25%에서 3.50%로 인상된 뒤 올해 1월까지 연속된 8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현재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가 내리기 전까지는 한은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한미간 금리 역전폭이 역대 최대인 2.0%포인트로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연준 금리는 지난해 7월 5.25~5.50%에 도달한 뒤 9월과 11월, 12월, 올해 1월까지 지속 동결 중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준의 3월 조기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파다하게 퍼졌으나 현재 진화된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상회하고 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1%, 근원 물가상승률은 3.9%로 나타났다. 전월보다 둔화됐으나 모두 예상치(2.9%, 3.7%)를 상회함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됐다. 예상보다 견고한 근원 서비스 물가압력이 지속됨에 따라 연준의 정책전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한은도 조기 인하에 지속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1일 새해 첫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금통위원들도 기본적으로 현 시점에서 인하 논의를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도 동결 결정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사견으로는 향후 6개월간 인하는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표명했고, 당분간 3% 내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는 한은 전망을 고려하면 최소 3개월 동안은 동결 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2월 금융시장 브리프를 통해 "물가압력 완화, 경기 하방위험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불균형 우려가 여전하고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도 후퇴하면서 2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