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지속과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부진에 늪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석화업계는 위기 속 기회를 찾는다는 전략으로 부진 속에서도 사업 확장을 통해 불황을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화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지난해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4% 감소한 19조9491억원이었다. 영업손실은 3332억원이다. 특히 롯데케미칼 석유화학 분야인 기초소재 부문이 지난해 20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이차전지 등 전 부문을 합산한 연간 영업이익이 2조529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석유화학 부문은 14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처럼 과거 '산업의 쌀'로 불리던 석유화학 사업이 불황에 직면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석화업계에서는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과 손잡고 스페셜티 제품 확장을 통해 불확실한 대외 상황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달 초 여수 헤셀로스(HEC) 생산공장에서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HEC는 EO와 펄프를 원료로 하는 셀룰로스 유도체로 수용성 페인트, 생활용품, 화장품 등 산업분야에서 점성과 보습성을 부여하는 첨가제로 사용된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2월 롯데케미칼 여수 개발부지에 롯데정밀화학의 대표 스페셜티 제품인 HEC 생산공장을 건설했다. 이번 공장 건설을 통해 롯데케미칼은 HEC 제품의 주요 원료인 에틸렌옥사이드(EO)를 기존 육상운송이 아닌 배관을 통해 신설 공장으로 안전하게 공급, 위탁생산 체계를 갖추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EO제품의 판매 및 HEC 위탁 생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롯데정밀화학은 안정적인 원료 조달을 통해 미래 성장 토대를 구축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완성차 기업 재너럴모터스(GM)과 25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순수 전기차 5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2026년부터 GM에 북미산 양극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LG화학은 지난달 31일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향후 2~3년간 신성장 사업 관련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해 △배터리 △친환경 소재 △신약 등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매년 4조원 규모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올해 대산 POE 10만톤, 여수 C3-IPA 6만톤, 대산 PBAT 5만톤 증설을 완료하는 등 고부가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장기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제품군을 고수익 제품으로 전환 등 향후 사업 구조 변혁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