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에 발목 잡힌 증권가 앞다퉈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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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에 발목 잡힌 증권가 앞다퉈 ‘구조조정’
  • 서효문 기자
  • 승인 2024.02.21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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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분기 손해 6천억원에 육박
한신평 “PF 정상화 이전 IB 축소 불가피”
자료=한국신용평가.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발목이 잡힌 증권가가 앞다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투자(IB)부문 축소하고 조직 개편과 채권 상품·서비스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국내 증권업계는 60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손해를 기록했다. 대형사는 5680억원, 중소형사는 129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따른 충당금 적립 여파다. 구체적인 충당금 적립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증권사별로 지난해 4분기에만 수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증권사도 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만 국내외 부동산금융 자산에서 약 4.7%의 손실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2022년 4분기부터 1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국내외 부동산 투자의 12.9%가 누적 손실로 인식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고금리 장기화, 높아진 공실률 등으로 미국·유럽 소재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도 지속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손실 인식도 커졌다”며 “이는 작년 대형 증권사의 실적 저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PF 악재를 타파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투자부문을 축소하는 중이다. 그 대체로 채권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최근 존재감이 높아진 채권 개미 공략에 나선 것. 이를 위해 조직 개편과 채권 상품·서비스 개선을 실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자산관리사업그룹을 자산관리부문대표 직속관리 하에 두고 우량 채권상품을 적극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AA급 이상 원화채권·미 국채 등 달러표시채권·월 이자 지급식 선순위 채권 판매에도 나섰다.  메리츠증권 또한 Bond365를 단기사채 전용 투자 서비스에서 장내·장외채권 매매도 가능하도록 채권종합 서비스를 개선했다. 상상인증권은 지난해 만기 도래 전 중도 매도가 어려운 채권 투자의 환금성을 높여 개인 고객들이 채권 매매가 용이하도록 리테일 채권 판매 서비스를 강화했다. 대신증권 등도 예금 금리보다 높은 채권 특판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김예일 한신평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들은 사업기반 개편·강화를 통해 구조적인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부동산 PF 부실이 정리되기 전까지 IB부문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각 증권사는 작년 말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및 조직구조를 개편해왔다”며 “올해부터는 개편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수익 다각화와 이익 창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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