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기업의 공탁금을 첫 회수한 것에 대해 21일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이날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겸 일본 정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카노 마사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이 윤덕민 대사를 초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야시 대변인에 따르면 오카노 사무차관은 피해자의 공탁금 회수가 "한일청구권협정 제2조에 명백히 반하는 판결에 입각해 일본 기업에 부당한 불이익을 지우는 것"이라며 "극히 유감"이라는 뜻을 전했다.
전날 강제동원 피해자 이모씨는 히타치조선 측이 법원에 공탁한 현금 6000만원을 출급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는 강제동원과 관련해 한국 법원에 공탁한 금액을 수령한 첫 사례다. 지난해 12월 이씨는 히타치조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5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최종 판결에서 승소했으나, 히타치조선이 이를 배상하지 않아 담보 성격으로 법원에 맡긴 공탁금을 출급하는 절차를 밟은 것이다.
일본 외무성의 이러한 항의는 그동안 일본 정부가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것은 청구권협정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해 온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외무성은 최근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승소를 판결을 했을 때도 주일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초치해 항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윤 대사가 초치됐을 때 "양측 입장에 근거한 언급이 있었다"며 "한일간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히타치조선 사건은 피고기업이 재판 과정에서 공탁한 것으로서, 관계법령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탁금이 출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언급을 자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