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단체, 해외 의대생 단체에 지원 요청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각 대학이 교육부에 요청한 의과대학 증원 규모가 3000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교수와 학생들은 증원 반대에 나섰고, 2025학년도를 준비 중인 수험생과 학부모는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대학 교수들은 대학의 의대 증원 결정에 반대하며 사직 의사를 표명 하거나, 삭발식을 거행했다. 실제 강원대는 교육부에 현재 49명인 의대 정원을 140명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원대 의과대학 교수 10여명은 증원에 반대하는 의미로 삭발식까지 진행했다.
삭발식에 참여한 이승준 강원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주 진행한 교수 회의에서 77%가 의대 증원 신청을 거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지난 11월 진행한 수요조사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을 교육부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배대환 충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의 면허정지 처분과 대학 총장들의 의대 증원 결정에 분노를 표출하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배 교수는 “의사들의 면허를 정지한다는 복지부 발표와 현재 정원의 5.1배를 적어낸 모교 총장의 의견을 듣자니,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중증 고난도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더 남아 있을 이유는 없어 사직하고자 한다”고 했다.
의대생들도 비판에 나섰다. 강원의대 학생들은 학교 측의 증원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엔 "증원은 강원대가 지향하는 교육목표와 맞지 않고, 현재 정책 결정이 학생과 교수진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이고 부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전날(4일)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KMSA)는 세계의대생협회연합(IFMSA)에 "정부가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지원을 요청했다고 SNS에 공개했다. KMSA는 “우리는 이런 독재적인 정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의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도록 놔두지 않겠다"며 "국민의 건강을 위해 우리는 싸우고 있고, 지원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의대 증원에 기존 재학생들과 교수진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25학년도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수험생들에겐 걱정이 앞선다. 의대 입시 준비생은 “만약 교수들까지 사직 행렬에 가담하고, 내년까지 사태가 수습되지 않을 경우 수업이 사라질 수 있다. 또 신입생에 대한 재학생의 차별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이번 사태로 제일 피해를 보는 건 증원이 없어도 의대에 들어갈 실력이 있는 상위권 학생들이다. 정부의 무리한 증원으로 25학번 학생들은 편견 속에서 대학 시절을 보내게 생겼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