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中에 밀리는 K-산업, '사람'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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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中에 밀리는 K-산업, '사람'에 집중해야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4.03.17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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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산업부장(부국장)
김영민 산업부장(부국장)

매일일보 = 김영민 기자  |  중국이 세계의 생산공장에서 이제는 첨단기술로 무장한 막강한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 북경 시내 한복판에 우마차와 벤츠가 공존하던 낙후된 중국은 이제 없다. 미국과 세계 경제를 놓고 패권 다툼을 벌일 정도로 중국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현재 경기 둔화로 주춤하고 있지만 첨단기술 개발 등 미래 주도권을 위해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범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우리 산업계를 서서히 침투하면서 디스플레이, 조선, 배터리 등 주력 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액정표시장치(LCD)는 중국에게 넘겨준지 오래고, 조선업도 중국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또한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중 저가형인 리튬·인산·철(LFP) 기반 배터리를 양산하면서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기반 배터리를 생산하는 우리 배터리 기업들도 LFP로 눈을 돌리며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도 걱정이다. 이미 버스 시장에서 중국의 BYD가 점유율을 끌어올려 지난해 국내 버스 신규 등록의 절반 이상을 중국산이 차지했다. BYD는 올해 승용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어서 국내 완성차업계에 더욱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시장에서도 문제가 심각하다. 국내 쇼핑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순위에서 중국 알리익스레스, 테무가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하며 안방 쇼핑 시장에도 깊숙이 침투한 상태다. 최근 6개월 동안 사용자가 10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중국 쇼핑앱은 인기다. 국내 1위인 쿠팡이 3000만명으로 앞서고 있지만 알리, 테무 등 중국앱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증가 속도도 빨라 언제 국내 시장을 장악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요 11대 분야에서도 중국에 밀리고 있다. 2010년 중반대까지는 우리가 앞섰지만 2020년 중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격을 당하더니 이후 중국이 더 앞서고 있다. 2020년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중국은 80.1%, 우리나라는 80%로 대등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2년 중국 82.67%, 한국 81.5%로 추월 당했다. 중국이 산업계에서의 장악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인력이다. 세계 배터리 1위인 중국 CATL은 연구개발 인력을 매년 대폭 늘리고 있다. 2018년 4000명 수준에서 2022년 1만6000명대로 4배 이상 늘었다. 국내 배터리업체들과는 연구개발 인력만 놓고 봐도 월등히 앞서는 수준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는 물론 다양한 ICT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발표한 첨단기술 경쟁력 순위에서 중국은 AI 등 37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우리나라는 단 하나의 분야도 1위가 없다. 첨단기술과 미래산업의 주도권을 위해 핵심인재 양성이 필수다. 우리도 핵심분야와 미래분야에서 대한 인력 양상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의대 쏠림 현상 등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는데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유능한 인재들의 해외 이탈도 심각한 문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배터리 등 우리가 잘하는 산업의 인력을 키우고, 미래산업을 위한 우수한 인재 발굴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정부와 기업은 지금부터라도 핵심산업과 미래산업에 대한 인력 육성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담당업무 : 산업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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