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잘파세대 겨냥 선불 지급 상품 선봬
인뱅, 상품 가입 연령 만 7세로 하향 등 행보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은행권이 1020 ‘잘파세대((Zalpha Generation)’ 선점에 나서고 있다.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이들을 뜻한다. 이들은 아직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지 못했지만, 향후 양·질적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대 전용 플랫폼인 ‘리브 넥스트’를 출시, 만 15~18세 대상 ‘리브 넥스트 카드’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편의점·커피·올리브영·다이소·플레이스토어 등에서 5% 혜택을 제공한다.
신한은행도 간편결제 서비스인 ‘신한밈’을 통해 만 14~18세를 대상으로 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신한밈은 별도의 결제 계좌 개설 없이 휴대폰 본인인증만으로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는Z세대 전용 선불전자지급수단이다.
우리은행 또한 지난해부터 만 14~18세 청소년 전용 선불서비스 ‘우리 틴틴’을 선보였으며, 하나은행은 Z세대 금융 플랫폼 ‘아이부자’ 어플과 앱 결제 전용 선불카드인 ‘아이부자 카드’를 알파세대 대상으로 판매 중이다.
지방은행으로는 광주은행이 알파세대 타깃 제품을 내놨다. 광주은행은 ‘아이와(Wa) 계좌개설·조회’ 서비스 출시, 비대면으로 미성년 자녀 계좌 관리 가능토록 했다.
인터넷 전문은행들도 청소년 고객 확보를 위한 상품을 운영 중이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고객을 위한 금융 서비스 ‘카카오 뱅크 미니’의 가입 가능 최저 연령을 만 17세에서 만 7세로 변경했다. 오는 21일까지는 ‘롯데월드와 26일 적금’ 가입을 진행, 알파세대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토스뱅크 역시 7세 이상 고객이 본인 핸드폰을 통해 직접 통장을 조회, 송금이 가능하도록 했다. 12세 이상이라면 본인 명의의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발급해 직접 이용도 가능하다. 케이뱅크는 만 14~18세 미만 청소년들을 위한 ‘하이틴 카드’를 내놨다.
은행권이 알파세대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충성 고객 학보 기조 속 젊은 층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은행권의 집중 공략 세대였던 MZ세대 중 M세대가 기성세대로 접어들었다. 2010년 이후 출생 인구인 알파세대가 M세대를 대체하기 시작한 것.
하나금융연구소 측은 “작년 기준 Z세대는 중학생에서 사회 초년생, 알파세대는 만 12세 이하 초등학생에 해당한다”며 “이들은 대한민국 인구의 전체 25%, 전세계 인구 47%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파세대는 디지털을 넘어 AI·쳇봇 등에 더 친숙하며 이전 세대보다 빨라진 신체적 성숙도와 왕성한 정보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미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Z세대를 비롯하 알파세대도 점차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중반 신한은행이 e스포츠를 후원하면서 일명 ‘첫 월급 통장’을 개설하는 젊은 고객들을 많이 확보한 성공사례가 있다”며 “알파세대는 과거 세대보다 빠르게 자산형성에 관심을 가지는 등 은행권이 향후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해당 세대 공략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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