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는 주류업계… 간판 바꾸고, 라인업 세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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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짜는 주류업계… 간판 바꾸고, 라인업 세분화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3.20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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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인상, 주류 문화 변화 등 변수 산적
주류 소비 감소세에 업체 간 경쟁 치열 전망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 켈리 TV 광고 ‘더블 임팩트’ 편 4컷.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 켈리 TV 광고 ‘더블 임팩트’ 편 4컷. 사진=하이트진로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주류업계가 새판짜기를 통한 복안 마련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주류 시장 전반에 걸쳐 원자재값 인상과 경기 불황으로 실적 창출이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회식 축소 등 주류 문화가 바뀌고 있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웰빙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주류 소비량 자체가 줄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소주와 맥주 중심에서 위스키, 와인 등으로 주종까지 파편화되면서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국내 주류산업의 양대산맥인 소주와 맥주의 성장률은 주춤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18년 91만7959kl에서 2022년 86만1540kl로 쪼그라들었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브랜드의 소매시장 매출 규모는 3조9296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4조3771억원) 이래 4년 연속 하락세를 걷고 있다.

반면, 해외 주류인 위스키 수요는 오름세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량은 3만586t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위스키 수입량은 2019년 약 2만t에서 2020년 1만5923t과 2021년 1만5662t으로 감소했는데, 2022년 2만7038t으로 치솟은 이후 지난해 3만t을 찍은 것이다. 위스키 수요 상승 배경에는 위스키에 탄산수 또는 토닉워터 등을 섞어 마시는 하이볼 열풍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고물가, 음주 문화 변화 등 불확실성까지 가중되자 국내 주류업체는 새판을 짜기 위해 전열 재정비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제품 리뉴얼, 신제품 개발 등 라인업을 세분화하는가 하면, 외부활동이 잦은 봄철을 맞아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이벤트도 마련하고 있다. 사명까지 변경하며 대대적 변화를 시도하는 사례까지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먼저, 참이슬 후레쉬 제품을 전면 새단장했다. 본연의 깨끗하고 깔끔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제조 공법과 도수 변화를 통해 음용감을 개선했다. 간결한 서체의 패키지 디자인도 더했다. 저도주 트렌드를 반영해 16도로 주질을 정했다. 또한, 신제품 ‘진로골드’를 선보이게 되면서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의 경우 올해도 테라와 켈리를 앞세운 쌍끌이 전략을 펼치고 있다. ‘테라 컬러잔’ 등 신규 굿즈 등을 내세워 대학가 중심 상권을 공략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켈리의 신규 브랜드 슬로건 ‘더블 임팩트 라거-켈리’를 도입한 광고를 최근 공개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표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 출시 이후 16년만에 선보인 제로슈거 소주 ‘새로’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 1분기 내 ‘처음처럼’ 리뉴얼을 단행하고, 상반기 내 소주 새로의 후속 신제품까지 내놓을 방침이다.

롯데는 맥주 브랜드에도 혁신을 가했다.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 생드래프트’를 점진적으로 단종하고 신제품 ‘크러시’에 집중하기로 했다. 크러시 출시 100일을 기해 지난달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지하 1층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주류업체 맥키스컴퍼니는 사명을 선양소주로 변경했다. 주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양질의 소주를 생산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지난해 3월 첫 공개된 선양소주는 국내 최저도수(14.9도), 최저 최저 칼로리(298㎉), 무설탕 등 특징으로 업계에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향후 저변 확대와 함께 미얀마에서 가동 준비 중인 해외공장을 활용해 소주 세계화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홈술, 혼술, 하이볼 열풍, 회식 감소 등 주류 문화가 바뀌고 고물가로 소비 위축까지 맞물리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군을 늘리고 타켓 마케팅, 이색 팝업 등을 다변화 전략을 취하는 거 같다”며 “주류 소비가 줄어들고 주종이 다양화는 추세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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